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망자 12명 중 7명이 발생한 경북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이 침대가 없는 찜질방 같은 온돌 시설인 것으로 26일 파악됐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망자 임상 개요와 제언을 발표했다.
임상위는 7명의 사망자가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의 장기 입원 환자로 공통적으로 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오랜 투병으로 인해 전반적 건강 상태가 불량한 상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의 급속 진행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임상위는 특히 “정신병원 폐쇄병동의 경우 그 특성상 자연 환기가 어려워 집단감염의 우려가 있는데 청도대남병원의 경우 침대 없이 온돌에 환자를 한꺼번에 수용하는 등 그 취약성이 배가되는 시설환경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상위는 정신과 보호병동의 특성에 대해 창문과 출입구가 닫혀있어 자연환기가 어렵고, 공동생활 공간에서 24시간 같이 지내고 그룹치료 프로그램 등으로 밀접 접촉이 많은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또 정신과 증상과 신체증상 혼돈, 자기 표현력 저하로 감염의 조기진단 조기 치료를 어렵게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설치 소모품으로 인한 자해 위험을 낮추기 위해 개별 화장실 및 목욕실 시설이 안 되어 있고 공용 화장실 목욕실 사용한다. 알코올젤의 경우 환자가 마실 위험으로 병실입구와 개인 침상별 비치가 어렵다.
임상위는 정신병동 장기 입원환자들의 경우 신체질환 발생율이 높다고 소개했다. 적절한 음식섭취나 개인 위생, 건강관리에 어려움이 있고 장기 입원 시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다보니 근육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정신과 보호 병동 내 발생 질환 중 호흡기질환이 가장 많았고, 조현병에서는 호흡기질환(37.4%), 소화기질환 (22.0%), 순환기질환(13.6%) 순이었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세포면역기능의 장애 즉, T임파구가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분장애나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들은 면역기능이 떨어진다. 특히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들은 백혈구 수의 감소와 백혈구 자체의 기능장애로 인한 면역기능의 손상이 야기된다.
임상위는 “장기입원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된 정신질환자의 경우 연령과 상관없이 20% 이상까지 치사율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중증도에 따른 의료자원의 효율적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증세가 가벼운 환자는 자가격리 치료로 전환하고, 폐렴이 있고 중증인 환자(13.8%)는 2차 및 3차 의료기관, 심각한 환자(4.7%)는 인공호흡기 등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각각 배정해 사망률을 적극적으로 낮추는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상위는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환자·고령자들이 밀집해 생활하는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특히 이러한 환경에서 일하는 의료진, 각 격리병상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의료진 보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