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 앉은 기업체감 경기…경기지수 역대 최대폭 추락

입력 2020-02-26 16:47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4년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고, 하락폭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다음 달 전망도 어둡다. 봄이 와도 기업들에게는 봄이 아닌 것이다. 소비 심리에 이어 기업의 체감경기마저 급속도로 꺾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2020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발표하고 이달 전 산업의 업황 BSI는 65라고 밝혔다. 전월 대비 10포인트 떨어졌는데, 2016년 2월(63) 이후 최저치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 이상이면 그 반대다.

낙폭을 따져보니,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가장 컸다. 전 산업 BSI 하락폭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당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각각 9 포인트씩 떨어졌다.

제조업 타격이 두드러진다. 그동안 제조업 업황 지수는 지난해 8월(68)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지난달까지 반등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고꾸라졌다. 코로나19가 돌발 변수였다. 전자·영상·통신장비 및 자동차(-18포인트), 금속가공(-11포인트) 업종의 체감 경기가 많이 나빠졌다.


한은은 BSI 하락에 대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전자 부품 수출 감소, 부품 수급 차질로 완성차 업체의 생산이 일시 중단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비제조업 업황(64)의 경우, 5년여 만에 전월 대비 9포인트 떨어졌다. 이달 BSI 조사는 지난 18일까지 이뤄졌다.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이후 상황이 반영될 다음 달 지수의 경우, 제조업의 충격파는 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3월 업황전망도 비관적이다. 제조업의 경우, 업황 전망 BSI는 69로 전월 대비 8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은 6포인트 내린 68을 기록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