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하루]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입력 2020-02-26 16:27 수정 2020-02-26 16:34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26일 서울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롯데마트는 한정된 마스크 수량때문에 1인당 5개로 구매를 제한했다. <2020년02월26일 최현규기자 >

“아이쿠, 줄이 왜 이렇게 길어”
2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탄식을 내뱉는다. 시민들은 “전날은 10개를 팔았는데 왜 오늘은 5개밖에 팔지 않냐”며 마트 직원을 타박해보지만 한정된 마스크 물량에 어쩔 수 없다. 코로나19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일상이 확연히 달라졌다. 몇몇 국가에서는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했고,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잇따라 휴관했다. 사람이 붐비던 영화관과 시내 주요 거리는 한산하기만 하다.

26일 인천공항에서 진에어 관계자가 대만 타이베이로 향하는 비행기가 취소됐음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2020년02월26일 최현규기자 >

26일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다양한 방역 장비를 갖추고 있다. <2020년02월26일 최현규기자 >

공항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의 대응조치로 한국인이나 한국을 거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한 국가들이 늘어나 해당국가 항공편이 취소되고 있다. 대만과 몽골, 이스라엘 등 입국을 금지한 나라로 향하는 항공편은 대거 운항이 중단됐고 앞으로도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이날 공항을 찾은 승객들도 우비와 마스크, 얼굴을 가리는 모자로 개인 방역을 위한 노력을 보였다.

26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휴관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0년02월26일 최현규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도 코로나19 위기경보 격상에 맞춰 국립박물관과 미술관 등 24개 기관을 잠정 휴관 조치했다. 지난 25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지방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문체부 소관 기관들은 ‘상황 종료에 따라 변동가능하다’는 문구와 함께 휴관에 돌입했다. 기타 문화 주요 기관도 휴관에 돌입했다. 예술의 전당은 앞으로 일주일간 모든 공연과 전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빌딩에 위치한 신천지 교회가 방역 후 폐쇄돼 있다. <2020년02월26일 최현규기자 >

현재 빠르게 증가하는 신천지교도들의 추가 코로나19의 감염을 막기 위해 시설 폐쇄와 방역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신천지측과 협의를 통해 운영시설(지성전, 센터, 사무실 등 1529개) 주소를 받아 방역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이미 신천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교회와 관련 건물에 대해선 방역작업을 완료하고 시설을 폐쇄했다.

26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2020년02월26일 윤성호기자 >

서울 강동구는 부목사 등 확진자 2명이 발생한 명일동 명성교회 현장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구는 코로나19 검사 대상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강동경희대병원, 강동성심병원과 협조해 현장 임시 선별진료소를 추가로 운영할 예정이다.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마스크를 끼고 투표 대기를 하고 있다. <2020년02월26일 최종학 선임기자 >

국회도 코로나19를 비켜갈 수 없었다. 방역을 위해 일시 폐쇄되었던 국회가 다시 문을 연 26일 국회의원들 발열 검사를 받고 국회에 입장했고 마스크를 쓴 채 본회의장에 참석했다.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휴정에 돌입하며 일부 출입구에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년02월26일 권현구 기자 >

지난 24일 법원행정처는 코로나19의 ‘심각’단계로 격상에 따라 전국 법원에 휴정을 권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등 전국 법원 시설은 출입구 일부를 폐쇄해 제한된 출입구로만 통행을 허용하고 모든 출입자의 체온을 측정하는 등 대응에 돌입했다. 재판 일정도 휴정기에 준해 연기·변경하는 등 긴급을 필요로 하는 사안을 제외해 운영된다.

25일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이 텅 비어있다. <2020년02월25일 권현구 기자 >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기 꺼리는 까닭에 영화관이나 시내 주요거리도 한산한 모습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주말(22∼23일) 국내 영화 관객 수는 총 50만5142명으로, 일주일 전인 15∼16일(120만8858명)에 비교해 58.2%(70만3716명)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고속도로 통행량과 철도 승객 수, 극장·놀이공원 등 다중시설 이용객 수, 백화점·마트 등의 국내 카드 승인액 등 지표를 30여개를 선정하고 일일 점검 중이다. 정부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내수 침체를 해소를 위해 협의 중이다.

최현규, 윤성호, 권현구 기자, 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