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의 권력투쟁을 다룬 책을 홍콩에서 판매했다가 중국에 끌려간 홍콩 출판업자 구이민하이가 중국 법원에서 10년형을 선고받았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닝보 중급법원은 이날 중국 지도층에 대한 가십 등 해외로부터 제공되는 정보들을 불법적으로 판매한 혐의로 구이민하이에 대해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온라인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구이민하이가 “해외에서 나도는 정보를 불법적으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중국 출신으로 현재는 귀화해서 스웨덴 국적을 가진 구이민하이는 중국 지도부의 권력투쟁 등을 다뤄 중국 내에서 금서가 된 서적들을 홍콩에서 판매해왔다. 그러던 중 그는 지난 2015년 태국에서 그를 포함해 4명의 출판업자와 함께 중국으로 끌려갔다.
이후 구이민하이는 2017년에 석방됐으나 자신이 태어난 중국 동부 닝보시에서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이어 2018년 1월 베이징발 열차를 타려고 시도하다가 사복경찰에 붙잡혀 다시 구금됐다. 구이민하이의 딸은 그가 루게릭병인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을 진단 받아 스웨덴에서 치료받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 병은 근육 운동을 조절하는 뇌세포가 파괴돼 온몸의 근육이 점차 사라지는 증상을 수반한다. 스웨덴 정부와 유럽연합(EU)도 구이민하이의 석방을 촉구했으나 중국 당국은 이를 거부해왔다.
구이민하이의 지인들은 그가 공정하지 못한 재판을 받았다면서 중국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그의 오랜 친구 베이링은 “항상 중국 당국의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던 그가 어떻게 해외에 기밀을 누설할 수 있었겠느냐”며 “(구이민하이가) 태국에서 중국 요원에 납치됐다는 사실 말고 그가 알고 있는 기밀은 없다”고 비판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