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한국에 배은망덕 아니다”… 韓여행 갔다온 홍콩인들도 격리

입력 2020-02-26 14:58 수정 2020-02-26 16:16
한국발 승객들이 강제 격리된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공항.연합뉴스

중국 관영 매체가 산둥성 등 일부 지역의 한국발 입국자 격리 등 검역 강화 조치에 대해 “배은망덕한 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중국이 얻은 경험으로 볼 때 격리 방식의 강력한 대처가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26일 논평에서 “중국 인터넷에서 코로나19 초기 단계에 도움과 지지를 보낸 한국과 일본에 엄격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기적이고 배은망덕한 태도라는 논란을 증폭시켰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시행하는 강력한 격리 방식이 실용적이고 과학적이며 책임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보고 있다”며 “만약 중국에서 전염이 다시 확산된다면 중국의 그동안 노력이 헛수고가 될 것이고, 세계적인 감염병 전쟁을 교착상태에 빠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한국에서 들어오는 승객의 주요 목적지인 칭다오와 옌타이, 웨이하이 등 산둥 지역의 도시들이 한국발 바이러스 역유입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한국과 일본의 확진자·사망자 현황도 자세히 소개했다.

신문은 “중국의 강력한 조치로 최근 24개 성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 등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산둥 지역뿐 아니라 다롄과 훈춘 등 동북지역 도시들도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을 막기 위해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량치둥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인터뷰에서 “산둥과 랴오닝 지역에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사업과 학업을 위해 많이 정착하고 있는 특성을 고려해 그간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정부는 한국에서 돌아온 홍콩인 단체관광객들을 격리시설로 보내는 등 한국발 감염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니포스트(SCMP)에 따르면 5일짜리 한국 여행을 마치고 전날 오후 6시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한 단체관광객 17명과 가이드 1명 등 총 18명이 홍콩 포탄 지역의 격리시설로 보내졌다.

이들은 한국 여행 기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경상북도 지역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격리됐다.

홍콩 정부는 한국에 대해 ‘적색 여행경보’를 발령해 25일 오전 6시부터 한국에서 오는 비홍콩인이나,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비홍콩인의 입경을 금지했다. 대구나 경상북도를 방문한 홍콩인은 14일 동안 강제 격리된다.

현재 18개 팀, 400여 명의 홍콩인 단체관광객이 한국을 여행하고 있으며, 이들은 오는 28일까지 모두 홍콩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과 후베이성에 남아 있는 2700여 명의 홍콩인을 데려오기 위해 우한에 전세기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