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포교활동 적발 땐 강제퇴교…조선대와 광주대 총장 초강경 대응

입력 2020-02-26 14:49 수정 2020-02-26 16:59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부단체의 교내 선교(포교) 활동을 금지하며 적발 시 강제 퇴교조치 합니다.’(조선대학교 총장)
‘신천지 대구교회 방문자에 대한 출입을 금지합니다. 적발 시 강제 퇴교조치 합니다’(광주대학교 총장)
‘신천지 대구 및 광주교회 최근 행사에 참석하였거나 밀접 접촉한 분들은 되돌아가주십시오.’(전남대 코로나19 비상대책위)
광주지역 대학가가 코로나19사태 이후 신천지 등의 포교활동에 대해 강제퇴교 조치까지 예고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오는 3월16일로 개강일을 2주일 연기한 각 대학들은 대면접촉이 필수적인 종교단체의 교내 포교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광주 각 대학들에 따르면 그동안 학기 초를 전후해 반복돼온 신입생·재학생 대상 포교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재적인원이 3만여 명에 달하는 신천지 베드로지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오치동 신천지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과 인접한 전남대의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교문 등 교내 곳곳에 비상대책위 명의의 ‘긴급공고문’을 내건 이 대학은 포교활동을 신고한 구성원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고 자진 신고와 자가격리를 독려하고 있다. 전남대에서는 그동안 후문과 불과 수백m 거리인 신천지 광주교회 교인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포교활동을 벌여 학내 구성원들과 적잖은 마찰을 빚어왔다. 전남대는 현재 대구교회를 방문한 확진자와 같은 헬스장을 다녔던 학생 30여명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대는 더 적극적이다. 학내 포교활동을 하면 강제 퇴교조치 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총장 명의로 내걸었다. 이 대학은 학기 초 기승을 부려온 학내 포교활동이 감염 확산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킨다고 판단하고 이를 원천적으로 금지했다.
다른 대학들도 비상이 걸렸다. 호남대는 각 학과별로 신천지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학내포교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광주대는 총학생회가 홈페이지에 올린 ‘대학생활 안내’ 동영상을 통해 학내 포교활동 대처요령을 알렸다. 이어 27일 조선대와 마찬가지로 재학생 등이 외부 단체와 교내 포교활동을 하다가 적발되면 ‘강제퇴교’를 한다고 경고하는 현수막을 내걸 예정이다. 광주시는 광주지역 신천지 신도가 현재 교회재적수 기준 2만6715명, 신천지센터, 복음방 등에 가입한 예비신도인 교육자(학습자)는 5378명으로 집계된다고 밝혔다.
조선대 민영돈 총장은 “특정 단체에 대한 배척은 형평성에 어긋날 것으로 판단돼 모든 종교의 선교활동을 당분간 막기로 했다”며 “적발 땐 퇴교조치를 경고한 만큼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