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의혹’ 도밍고, “이제야 여성들 공포 이해…진심으로 죄송”

입력 2020-02-26 13:49
유명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 국민일보 DB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79)가 자신을 성희롱 혐의로 고소한 여성들에게 사과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밍고는 그가 여성 가수들에게 부적절하게 행동했다는 미국 오페라 노동조합(AGMA)의 조사 결과가 나온 후 “음악 동료들의 고발에 대해 몇 달간 반성하며 보냈다”는 내용의 성명을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는 “나는 이 여성들이 마침내 용기를 내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낼 만큼 안정감을 느꼈다는 것을 존경하며, 내가 그들에게 준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무려 30명이 넘는 성악가, 무용수, 음악가, 가창교사 등 관련 스태프들은 “지난 30여년간 도밍고에 의해 이뤄진 부적절한 행위를 경험하거나 봤다”고 그를 고발했다.

미국 전역의 오페라 하우스와 콘서트홀 종사자를 대변하는 AGMA는 지난해 9월 전직 연방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도밍고 성희롱 사건 조사를 맡겼으며 그 결과를 전날인 24일 발표했다. AGMA 측은 도밍고가 자신의 명성과 지위를 이용해 여가수들에게 추파를 던지며 희롱하고 음악 작업장 안팎에서 성적으로 치근덕거리는 등 여러 형태의 성희롱을 저질렀다고 결론 내렸다.

도밍고는 성명에서 “이제야 그 여성들의 공포를 이해하게 됐다”면서 "내 의도는 아니었지만 누구도 그런 식으로 느껴서는 안 된다. 누구도 같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오페라 산업의 긍정적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데 헌신하겠다”고 덧붙였다.

AGMA는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 집행이사회 차원에서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앨리샤 쿡 AGMA 대변인은 도밍고에 대해 어떤 조처가 고려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