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은 26일 전광훈 목사가 총괄대표로 있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에 대해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고 밝혔다. 범투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서울시의 도심 집회 금지 조치에도 지난 22~23일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범투본 등 일부 단체가 집회 금지를 위반해 집회를 개최함으로써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초래됐다”며 “서울시에서 집회를 금지한 단체의 향후 집회에 대해 금지 통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미 경찰에 신고된 집회도 포함된다. 서울시는 17개 단체의 집회를 금지했는데, 범투본을 제외한 나머지 단체들은 집회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집회에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지난 주말 집회 때 일부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바짝 붙어 앉아 구호를 외쳤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뤄졌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은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해 관할경찰서장이 주최자에게 금지 통고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은 범투본이 집회를 강행할 경우 집결저지, 강제해산, 사법처리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1일 감염병예방법을 근거로 당분간 광화문광장 등에서의 집회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범투본은 “야외에서 전염된 사례가 없다”며 경찰에 신고해둔 집회를 강행했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전 목사와 범투본 관계자들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범투본은 매주 토요일 광화문광장에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를, 일요일에는 주일 연합예배를 열고 있다. 오는 29일에는 3·1절을 맞아 대규모 대회를 예고하고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 총괄대표는 지난 25일 옥중서신을 통해 주일 연합예배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토요일 집회는 재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