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항공사들의 한국노선 축소·중단 조치가 확대되고 있다.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이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한국의 감염 확산이 국제적 주목을 받으면서 하늘길마저 중국 수준으로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어뉴질랜드는 이날 인천-오클랜드 직항노선 운항을 올해 6월 말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영향이 확산되고 아시아발(發) 운항 및 여행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항공사 측은 설명했다.
에어아시아는 전날 “인천과 부산, 제주에서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으로 운항하는 항공편에 대한 운영 중단은 없다”고 밝혔지만 이에 앞서 인천과 부산, 제주발 방콕·쿠알라룸푸르행 4개 노선에 대해 3월까지 한시적 항공편 감축을 결정했다. 캐세이퍼시픽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달 초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일부 노선의 임시중단 조치를 밝히면서 중국본토와 함께 아시아 7개 도시에 제주와 부산을 포함했다.
이밖에 베트남항공도 중국 노선에 이어 최근 하노이, 다낭, 나트랑 등의 인천 노선을 다음 달 29일까지 중단했다. 필리핀항공, 싱가포르항공, 태국항공, 일본항공 등도 한국 노선에 대해 운휴·감편조치를 내린 상황이다.
한국인 입국 및 한국방문 경계령 역시 점차 각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몽골은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다음 달 2일까지 모두 중단했고 홍콩도 한국에서 오는 비홍콩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등 6개국은 이미 한국발 입국 금지를 시행 중이다.
한편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인천사무소를 폐쇄하고 방역조치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자사 객실승무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오후 5시를 기점으로 방역 작업을 위해 인천운영센터(IOC)를 잠정폐쇄한다고 밝혔다.
해당 승무원은 최근 인천-텔아비브 노선과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에 탑승했다가 귀국한 뒤 의심증상으로 자가격리 중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다녀온 뒤 단체로 확진 판정을 받은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등과 같은 항공편에 탑승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무원의 동선과 감염 경로 등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가 먼저 있어야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라며 “보건당국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