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학생 하루 1인당 7100원 지원…“턱없이 부족” vs “왜 국가가 지원?”

입력 2020-02-25 17:13

정부가 중국인 유학생 관리를 위해 예비비 42억원을 푼다. 중국인 유학생 1인당 하루 7100원 수준이다. 대학들은 ‘면피용 지원’이라며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이 유학생 유치로 돈을 벌어놓고 그 관리 비용을 국가로만 떠넘겨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25일 국무회의에서 중국인 유학생 관리를 위한 예비비 42억원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입국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대학가에 전파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이후 이후 교육부와 예산당국이 열흘 가까이 줄다리기를 벌인 결과물이다.

인건비로 25억원이 책정됐다. 중국인 유학생은 입국 후 14일 동안 기숙사에서 대학 당국의 관리를 받거나 원룸 같은 개인 공간에 머물며 자율 격리를 해야 한다. 정부는 예비비를 통해 중국인 유학생 관리 인원 2376명의 인건비를 지원하게 된다.

방역물품 구입에는 15억원이 책정됐다. 유학생 관리 인력에 지급할 방역용 마스크, 손소독제, 체온계 구입에 3억원이 들어간다. 그밖에 기숙사 방역에 필요한 비용이 12억원이다. 방역용 마스크는 기숙사 입소 유학생에만 지급한다. 입국 유학생을 전체를 대상으로는 공항에서 거주지 이동 시 착용할 일회용 마스크만 지급한다.

공항부스 운영비는 2억원이다. 공항부스에서는 유학생 입국 직후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일회용 마스크를 지급한다. 인천국제공항 2개 터미널에 각각 두곳 운영하기로 했다.

정부의 중국인 유학생 통계(23일 발표 기준)를 보면 앞으로 3만1462명이 입국할 예정이다. 입국 일정이 파악되지 않은 6926명을 제외한 수치다. 또한 국내에 이미 입국해 14일이 경과하지 않아 관리가 필요한 인원이 8050명이다. 따라서 관리 대상 중국인 유학생은 적게 잡아도 4만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공항부스 운영비 2억원을 뺀 40억원이 대학 방역에 쓰인다. 중국인 유학생 1인당 10만원 수준이다. 관리 기간 14일로 나누면 하루 7142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한 끼 식사비 수준에 불과한 금액이다. 나머지는 대학이 알아서 하거나 정부재정지원 사업비(혁신지원사업비)를 쪼개서 써야 한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면피용 예산이다. 대학들이 방역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학들이 중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벌어들인 수익이 있으므로 무작정 정부 지원에 기대려 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대학들은 정부가 등록금을 11년째 묶어놨기 때문에 재정적인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