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가면 위험”…버스 지하철 안 탄다

입력 2020-02-25 16:57

부산 북구 만덕동에 사는 황지영(44) 씨는 지난 24일부터 평소 잘 이용하지 않던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그전엔 만덕역에서 범일동역까지 주로 도시철도를 이용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부산에 첫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진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지역 감염이 우려되자 대중교통을 꺼리게 됐다. 황 씨는 “출퇴근 시간 전철 내부는 그야말로 콩나물시루를 방불케 하는 만큼 혹시 모를 감염 우려 때문에 대중교통을 피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 21일 부산에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사람이 많은 곳에 가기를 꺼리는 시민의 불안감은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기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부산교통공사 통계에 따르면 부산지역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21~23일 도시철도를 이용한 승객이 160만836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14~16일 232만6414명보다 30% 이상 감소한 수치다.

특히 주말의 감소세가 눈에 띄었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이 커진 뒤 첫 일요일이었던 지난 23일 도시철도 이용자는 26만3146명에 그쳤다. 지난 16일보다 52%가 줄었다. 주말만큼은 아니지만, 평일도 많이 줄었다. 평일 89~90만명이 이용하던 도시철도 전체 승차 인원이 지난 24일 49여만 명으로 줄었다. 이처럼 평일보다 주말에 대중교통 이용객이 더 많이 준 것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을 자제하겠다는 분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버스 이용객도 확 줄었다. 지난 21~23일 부산의 시내버스 이용 승객수는 2196만 명으로 지난 14~16일 2931만 명과 비교해 25% 감소했다. 지난 21~23일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을 이용한 승객은 모두 1만4189명으로 지난주 같은 기간(2만2770명)과 비교해 38%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만1890명이 이용했던 것에 비해서는 50% 이상 급감했다.


부산역을 이용하는 승객도 크게 줄었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부산역 승하차 인원은 6만5697명으로 전주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0% 가까이 감소했다. KTX 이용객 김(26·여)씨는 “출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타지만 불안하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도시철도·경전철을 비롯해 시내·마을버스와 택시 등을 대상으로 매일 살균 소독을 진행하는 등 방역을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버스와 택시 내부, 도시철도 역사에는 손 세정제도 비치한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