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0 울트라’ 물량 비상…삼성, 사전예약 기간 연장키로

입력 2020-02-25 16:54 수정 2020-02-25 17:10
삼성전자 갤럭시 S20 울트라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스마트폰 갤럭시S20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동통신 3사는 삼성전자의 요청에 따라 갤럭시S20 시리즈의 사전예약 기간을 일주일 연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5일 “고객의 안전을 고려해 사전 판매 기간을 다음달 3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이 밝힌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이 절정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사전 구매 희망자들이 마지막 날 매장에 대거 몰릴 경우 질병이 확산할 우려가 있어 이를 대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당초 갤럭시S20의 사전예약 일정은 20일부터 26일까지였다. 기간 연장을 통해 기존 예약 고객은 예정대로 27일부터 개통이 이루어지고, 이후 예약 구매한 고객들도 순차적으로 개통할 수 있게 된다. 정식 개통일은 기존 방침대로 다음달 6일부터 개통이 가능하다.

이번 연장으로 사전 예약 기간 동안 제공되는 혜택도 다음달 3일 구매자까지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 사전 예약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AI 홈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 혹은 스마트폰에서 잉크나 토너 없이 메모를 출력할 수 있는 소형 프린터 ‘네모닉 미니’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통업계에 갤럭시S20 사전 예약 일정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통 3사는 지난 10일 갤럭시S20 사전 예약 판매를 앞두고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기 위해 사전 예약 기간을 일주일로 단일화한다는 내용의 ‘신사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인한 불법보조금 대란이 사전 예약 기간 동안 반복된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하지만 이번 연장 결정으로 2주전의 약속도 무색해졌다.

이통업계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요청 배경에 코로나19 여파로 예약구매량이 예상보다 적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사태가 진정되면 판매량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유통망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엔 손님이 크게 줄었고, 온라인 사전예약 판매량도 주말을 기점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연장 방침에 대해 “예약판매 실적과는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이 예상 밖으로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가 수요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울트라 모델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준비해야 하는 전국 판매보다는 거래선 파악이 용이한 예약판매를 통해 수요를 분산시키고 조절하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20~21일 갤럭시S20 울트라의 예약 가입비중이 40.7%로 가장 높았다. 이어 S20이 32.8%, S20플러스가 26.5%를 차지했다. 반면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의 초도 물량은 전체 수량 중 15~20%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에서의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어 갤럭시S20 울트라의 예약 건을 처리하기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S20 울트라 모델 물량 부족 관련해 유통점에 별도 공지한 바 없으며, 중국 부품 수급 차질과도 연관성이 없다”며 반박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아니라 대리점마다 공급 물량 차이가 있어 발생하는 문제라는 설명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