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짓눌렸던 국내 증시가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일 4% 가까이 폭락한 것에 따른 기계적 반등이란 분석이 짙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내수가 위축될 전망”이라며 “회복까진 5,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57 포인트(1.18%) 오른 2103.61에 마감했다. 전일 미국 뉴욕 3대 증시가 3.35~3.71% 폭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추가 하락할 거란 우려가 높았지만, 정부의 추경 편성 논의 소식과 개인(6088억원)·기관(1153억원)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7869억원)에 이어 이날도 769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불과 이틀 만에 1조5000억원 넘게 팔아치우며 ‘셀 코리아’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코스닥 지수도 17.66 포인트(2.76%) 뛰어오른 656.95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셀트리온헬스케어(5.10%)와 에이치엘비(6.01%), 케이엠더블유(6.07%) 등이 고루 반등했다.
급등세를 보였던 환율도 잠시나마 진정 상태를 되찾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9원 내린 달러당 1210.3원에 마감하며 나흘 만에 강세를 보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 통화가치가 코로나19 확진자 추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관련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원화 강세 추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변동성이 큰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질 거라고 내다본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라는 악재의 수습 과정에 따라 투자심리 안정과 주가 회복이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에 가해진 충격 범위와 강도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고, 금융시장 변동성 기간이 짧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극적인 (투자)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