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 “의협, 이기적 태도…우린 정부에 적극 협조”

입력 2020-02-25 15:35
25일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가 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극복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최혁용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한의사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정부의 전화 상담·처방 및 대리 처방 한시적 허용 방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 방안을 거부한 대한의사협회(의협)를 향해서는 “이기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한의사협회는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관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극복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역 당국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병원 감염 근원을 차단할 수 있는 ‘전화·처방 등 허용방안’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한방병원과 한의원을 통해 법률이 규정하는 테두리 안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에게 정확한 의료 정보와 최대한 진료 편의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정부 지침을 전국 2만5000명 회원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한의사협회는 이 같은 정부 방침을 전면 거부한 의협에 대해서는 “나라 전체가 코로나19와 싸우는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의료인 단체가 결코 보여서는 안되는 잘못된 행태”라고 비판했다.

앞서 의협은 지난 2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전화 상담·처방 및 대리 처방 한시적 허용 방안’이 발표되자 “사전 논의가 없었다”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는 중국발 입국자의 입국 거부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의사협회는 “의협은 정부가 중국인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의료기관 내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자는 취지의 방안을 극구 반대한다”며 “자가당착에 빠져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5일 오전 휴업을 결정한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방역요원들이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한의사협회는 정부에 ▲한의사의 코로나19 치료 참여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한의약 사용 등을 요청했다.

최혁용 한의사협회장은 “협회 확인 결과 코로나19 치료에 동참하겠다고 나선 한의사가 약 100명”이라며 “검체 채취 정도의 일은 한의사도 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감염병과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의사의 동참을 막는 건 국가가 해야 할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의약 사용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발행한 코로나19 진료 지침을 보면 환자 치료에서 가장 효과를 보고 있는 한약과 양약을 병행하는 것”이라며 “이미 청폐배독탕의 경우 경형·중형·보통형·위중형 환자에게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했고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또 “코로나19에 사용되는 양약 또한 에이즈 치료제나 말라리라 치료제 등 코로나19 증상을 직접 완화하는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라며 “사스·메르스 사태 때 이미 효과가 입증된 한의약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