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25일 전면 폐쇄된 국회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 하루 만 여명이 드나들던 이곳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방역을 마친 국회는 26일 오전부터 정상 가동된다.
국회는 이날 오후 1시쯤 의정관과 국회도서관을 끝으로 방역을 마무리했다. 최근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를 다녀간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전날 오후 6시부터 국회가 전면 폐쇄됐다. 헌정기념관과 헌정회 건물, 소통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출입이 통제됐다.
의원회관은 오전 12시쯤 방역을 마쳐 오후 6시부터 개방하기로 했다. 국회 본관은 오전 5시쯤 방역을 마무리해 자정이 되면 출입 통제가 풀린다. 국회 관계자는 “26일 오전 9시부터 국회가 정상 기능에 복귀하게 된다”고 밝혔다. 가장 늦게 방역이 끝난 국회도서관과 의정관은 26일 오전 7시부터 출입이 가능하다.
이날 오후 국회 정문에서부터 의경과 국회 경비대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경비 인력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정문 앞을 지켰다. 당직자 등 국회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은 신분을 확인한 뒤 안으로 들여보냈다.
국회 상주 인원과 민원인, 외부인까지 평균 1만1000명이 드나들던 국회는 텅 비어있었다. 비까지 내려 더욱 썰렁한 분위기였다. 일부 언론사 취재 차량을 제외하고는 출입하는 차량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평소 점심시간이 되면 본관과 의원회관 등에서 수백명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날에는 출입이 허가된 소수 인원만 국회를 나섰다.
본관 출입구는 모두 통제됐다. 정문 출입구에는 철제 셔터가 내려져 있었고, 후문 출입구에는 폐쇄 안내문과 함께 쇠사슬과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의원회관과 국회도서관도 ‘휴관’ 팻말을 세워 둔 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국회 필수 인력만 남겨둔 소통관만 불을 밝혔다. 소통관 입구에서 안내데스크 직원이 출입을 관리했다. 체열 카메라로 측정해 체온이 37도 이상이면 출입을 막았다. 보건소 직원과 국회 직원들의 출입만 허가됐다.
국회가 폐쇄됐는지를 모르고 헛걸음을 한 이들도 있었다. 국회를 방문한 한 시민은 “오늘 국회가 닫는지 모르고 전에 맡겨둔 물건을 찾으러 왔는데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발길을 돌렸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