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싱 대표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발생한 ‘코리아 포비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요르단 정부의 한국인 입국 금지로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전에 참가하지 못 할 뻔한 위기를 넘긴 것도 잠시, 이번엔 카타르 항공이 대표팀 탑승을 거부하는 ‘암초’를 만났다.
대한복싱협회 관계자는 25일 “오늘 오전 카타르 항공에서 한국 대표팀의 탑승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선수단 출입국을 관리하는) 여행사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카타르 항공의 탑승 거부 이유는 도착지인 요르단 정부에서 23일(현지시간) 한국인 입국 금지 방침을 밝혀서다. 협회는 2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복싱 태스크포스팀(TF팀), 요르단 올림픽위원회(JOC) 측과 긴밀한 협의 끝에 대표팀 선수들의 조건부 입국을 특별히 보장 받았다. 코로나19 음성 판정 진단서만 제출하면 요르단 입국이 가능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항공사 측과는 공유되지 않아 또 다시 혼선이 생긴 것이다.
26일 오전 12시35분 비행기 이륙을 앞두고 다시 예선전에 참가하지 못할 위기에 놓인 대표팀은 분주해졌다. 협회와 여행사 측에선 급하게 주한 요르단 대사관에 입국을 허가한다는 공문을 요청했고, 대사관 측은 이를 준비하고 있다. 공문이 카타르 항공에 전달되면 항공사 측에서도 계속해서 탑승을 거부할 명분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협회 관계자는 “다행히 대사관에선 입국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해주겠다고 해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요르단 대사관 관계자도 “요르단 내무부에도 이미 한국 대표팀의 입국 승인을 받은 상태라 항공기 탑승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12시쯤 나온 선수단의 코로나19 진단 결과도 다행히 모두 음성이었다. 병원에서 영문 진단서를 받으면 대한체육회 확인을 받은 즉시 TF팀으로 전송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 뿐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교류부에서도 외교적으로 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선수단은 오전 훈련을 마치고 정상적으로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라이트급 최강자 함상명(25·성남시청)은 “(예선전에 나서지 못할까봐) 심각해진 선수들도 있지만 전 그러려니 한다”며 “못 나가게 되면 정말 안타깝겠지만 일단은 시합을 무조건 뛴다는 생각으로 오전에도 가벼운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