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교인 '8만명' 명성교회 부목사 코로나19 확진

입력 2020-02-25 14:58 수정 2020-02-25 16:01
국내 대형교회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의 명성교회 부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명성교회에 출입 통제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명성교회에 따르면 이 목사는 신도 5명과 14일 경북 청도의 대남병원 농협 장례식장에서 열린 교인 가족 장례식에 참여한 뒤 당일 상경했다. 교회 측은 이날 교회 모든 시설을 폐쇄하고 3월 1일을 포함해 당분간 주일 예배를 열지 않기로 했다. 연합뉴스

서울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와 경북 지역을 방문했거나 최근 중국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확산이 우려된다. 25일 오후 기준 서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3명이다.

서울 강동구청은 명성교회에서 코로나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고 25일 밝혔다. 명성교회는 등록 성도 8만여명, 출석 성도 6만여명으로 알려진 서울의 대표적인 대형교회다.

구청에 따르면 교회 부목사와 성도 6명은 지난 14일 경북 청도에 있는 대남병원 내 농협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부목사는 이후 대남병원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검사 결과 부목사는 물론 그와 함께 살았던 지인 1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목사는 확진 판정을 받기 4일 전인 지난 16일 명성교회 오후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예배에는 교역자와 교인 2000여명이 참석했다. 교회 관계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부목사는 40여명이 함께 앉는 교역자석에서 예배들 올렸다”고 말했다. 교회는 이날 예배당 등 시설을 폐쇄하고 다음달 1일 열릴 예정이었던 주일 예배를 취소하기로 했다. 또 확진자 동선과 겹치는 교인들을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송파구 국립경찰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간호사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은 응급실을 긴급 폐쇄했다. 경찰병원 관계자는 “서울 소재 한 병원에서 지난 24일 ‘코로나19 의심환자가 경찰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고 알려왔다”며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12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고 간호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간호사는 현재 별다른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에는 동작구에서도 60대 남성이 코로나 19에 추가로 확진됐다. 대구에 직장이 있는 이 남성은 신천지 신도인 직장 동료와 접촉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천구에서는 중국 청도에 다녀온 70대 중국 국적 여성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됐다. 이 여성은 국내 체류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중국 청두를 방문하고 지난 16일 입국했다. 이후 24일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 선별진료소를 찾았고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이 여성과 함께 살던 딸 등 3명은 자가격리 상태로 검체 조사를 받고 있다. 금천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해 동선 파악 등 역학조사가 지체되고 있다”며 “당국에서 역학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2~3일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경북 청송에서는 이날 경북북부 제2교도소 교도관이 코로나19 판정을 받았다. 보안과 소속인 20대 교도관은 지난 22일 저녁부터 발열 증상을 보인 뒤 지난 24일 밤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 당국은 신천지 신도인 확진자가 지난 16일 대구 신천지 집회소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확진자와 접촉한 수용자 37명은 격리 수용동에 수감됐다. 방역 당국은 현재 재소자 중 확진자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