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한국인 입국을 금지한 요르단 정부 조치 때문에 2020 도쿄올림픽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 참가하지 못할 뻔했던 한국 복싱 대표팀이 위기를 넘겼다.
대한복싱협회 관계자는 24일 “(대회 조직위원회 격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복싱 태스크포스팀(TF팀)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진단서를 대한올림픽위원회(KOC) 확인을 받아 지참할 경우 입국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TF팀에서 협회로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한국 선수단에 코로나19 양성자가 없을 경우 사실상 요르단 입국이 가능해졌다. TF팀은 이메일에 ‘선수단의 출입국을 담당하는 요르단 올림픽위원회(JOC)는 한국 대표팀의 입국과 예선전 출전에 문제가 없도록 보장하겠다’고 명시했다. JOC와 요르단 정부(보건복지부)도 사전 의견 조율을 끝낸 상태다.
앞서 한국 복싱 대표팀은 4년을 준비한 올림픽에 참여할 수 없을 뻔했다. 요르단 정부가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해서다. 이날 밤 TF팀도 협회에 이 사실을 전하며 ‘출입국사무소에 협조를 구해보겠다’고만 통보했다.
대표팀에겐 청천벽력의 소식이었다. 이미 이달 3~14일 중국 우한에서 열리기로 했던 예선전이 다음달 3~11일 요르단 암만 개최로 변경되며 훈련 일정에 차질을 빚은 상태였다. 그런데 26일 오전 출국을 앞두고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바쁘게 움직인 협회와 대한체육회의 노력 덕분에 다행히 위기를 넘겼다. 협회는 TF팀에 확실한 조치를 부탁했고, 대한체육회에서도 JOC와 외교부 측에 협조를 구했다. 선수단도 발빠르게 24일 오전 진천선수촌 인근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25일 오전 나올 진단서를 받아 출국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장한곤 국가대표 감독대행은 “4년을 기다린 올림픽인데 선수들한테는 얘기 안했어도 걱정을 많이 했다”며 “올림픽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게 저희가 해야 할 일인데 정말 다행이다”고 밝혔다.
다만 입국 가능한 인원은 대표팀 선수단 20명(남자 선수 8명, 여자 선수 5명, 코칭스태프 7명) 뿐이다. 협회나 정부 인원은 동행할 수 없어 요르단 땅을 온전히 밟을 때까진 안심할 수 없다.
장 감독대행은 “협회나 정부에서는 허가를 못 받았고 선수단만 특별히 입국이 허가돼 현지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도 “원래 협회 인원은 다음달 2일 요르단으로 출발해 선수단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입국이 거부될 것 같다”면서도 “JOC 측에서 한국어를 하는 통역이 붙을 것 같아 선수단 입국 자체엔 큰 어려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