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해외연수? 몰매 맞는 대구시·칠곡군의회

입력 2020-02-24 18:08
1인 시위를 진행중인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시청지회 장재형 전 지회장. 연합뉴스

대구·경북지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상인 가운데 대구시·칠곡군의회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떠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달 28일 7박 9일 일정으로 북미지역 연수를 떠났다. 기획행정위 위원 5명은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했다. 당시 출국 전날 국내에서 신종코로나 4번째 확진자가 나왔고, 대구에서 의심 환자가 잇달아 나오는 상황이었다.

의원들은 미국 뉴욕시에서 소방학교, 일선 소방서, 소방박물관, 911 메모리얼 파크를 견학하고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했다. 같은 기간 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5명도 7박 9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4개 도시를 찾았다.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지난달 30일부터 6박 8일간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다. 건교위 위원 4명은 프랑스, 독일, 스위스, 체코 등지를 방문했다. 방문지는 파리 도시개발공사, 독일 프라이부르크 패시브하우스 친환경 건축, 프라하 대중교통공사 등이었다. 이 중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이들 3개 상임위 출장경비는 의원 14명, 의회사무처 직원 9명을 합쳐 약 8000만원이다.

또 경북 칠곡군의회 의원 8명은 지난달 29일 8박 10일 일정으로 호주, 뉴질랜드로 국외출장을 떠났다.

이들의 해외연수 소식에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시청지회 장재형 전 지회장은 시의회 입구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신종 코로나가 국내에 발생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내팽개치고 시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강행했다”며 “해외연수에 참여한 의원들은 대구시민에게 즉시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10일 오전 대구시의회 제272회 임시회 개회식에 참석한 시의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대구시의회는 지난 21일 ‘대정부 호소문’을 통해 “대구시와 시의회, 시민 모두가 가능한 역량을 총동원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비상체제로 고군분투하고 있다”면서 음압병상 확보와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 감염병 전문의료진 파견과 대응장비 보급,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긴급 재정지원 등을 요청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