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신천지발(發) 코로나19’ 지역 되나…전전긍긍

입력 2020-02-24 16:33 수정 2020-02-24 22:53

대구·경북 지역 신천지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확산이 부산 울산 경남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신천지 교인들이 동남권으로 이동함에 따라 확진자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지역민 불안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울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두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24일 울산시에 따르면 중구에 사는 50세 주부가 24일 오전 9시 확진자로 확인됐다. 지난 21일 확진받은 울산 1번(27·여) 확진자와 울산 2번 확진자는 지난 16일 신천지 울산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본 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우려한 보건당국은 신천지 울산교인 명단을 모두 확보해 유증상 여부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선다. 신천지 울산교회 전체 교인은 현재 4800여 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신천지 울산교회 부속기관인 복음방도 17곳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는 울산 1번과 울산 2번 확진자가 예배를 본 지난 16일 신천지 울산교회에 참석했던 233명의 명단을 확보해 전화로 건강 상태를 조사 중이다. 이들 중 통화가 이뤄진 교인은 225명이고 8명은 연락 두절 상태다. 225명 중 210명이 양호하고 15명은 유증상자로 분류했다. 유증상을 호소한 교인 중 6명은 검사 중이다.

중공업 자동차 화학 등 대규모 생산시설은 코로나19가 회사 내부로 퍼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3만명이 넘는 지역 최대 인원이 근무하는 현대차 울산공장은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울산공장 내 신천지 교회 관련자와 사망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근로자가 근무했던 경주 서진산업 출장자 등 모두 6명이 자가격리 중이다. 또 울산공장 근무자 중 신천지교와 관련된 직원 4명과 경북의원 방문 진료자 1명, 경주 외동 서진산업 출장 방문자 1명 등 총 6명의 직원에 대해 회사 측이 자가격리 조치했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석유화학업체들도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가지다. SK에너지와 S-OIL은 출퇴근 직원들의 체온 확인과 함께 확진자가 다녀간 곳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직원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출근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출입문 7곳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필수 업무 관련 외부자만 공장 내 출입을 허용하고 다른 방문객을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부산 12번 환자(56·여)가 근무한 아시아드요양병원을 코호트 격리 조치했다. ‘코호트 격리’란 감염자가 발생한 병원의 환자와 의료진 전부를 병원 안에 둔 채 통째로 봉쇄하는 감염관리 방법이다. 부산 12번은 지난 16일 대구를 들러 신천지 교인과 접촉했다. 그녀는 20~21일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했다. 현재 이 병원에는 요양 환자 193명이 입원해 있다. 또 요양보호사 25명 등 의료진 108명도 근무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장기 환자들이 많은 만큼 대규모 전염을 우려하고 있다.

경남도는 이날 신천지교회 관련자 6명을 비롯해 전날보다 총 7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도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모두 22명으로 늘었다. 대구 신천지 집회에 다녀오거나 관련 동선에 접촉한 기존 4명에 이어 이날 6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판정되면서 신천지 교인을 통한 추가 확진자 발생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