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이때”…코로나 이슈에 묻힌 국민의당

입력 2020-02-24 15:4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과 호남 기반 신당 등 4·15 총선을 앞두고 새로 출범한 정당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속을 끓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가려져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전날 당대표에 추대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1차 방어선이 무너진 상황”이라며 “일주일만이라도 휴교, 집회금지, 회사의 재택근무 권장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국민에게 협조를 구하기 위해 대통령 담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날 안 대표 발언은 모두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블랙홀처럼 정치 이슈를 빨아들이는 상황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당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7∼21일 18세 이상 2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 포인트), 국민의당 지지율은 2.3%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40.5%, 미래통합당 33.7%, 정의당 4.1%, 바른미래당 3.0%에 이어 다섯 번째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철수계로 분류됐던 일부 의원이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긴 상황도 국민의당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작용할 수 있다.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생당 출범식에서 박주현, 유성엽, 김정화 공동대표(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3당의 합당 선언도 코로나19 사태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3당은 신당 이름을 ‘민생당’으로 하기로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 박주현 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을 공동대표로 하는 지도부가 꾸려졌다. 3당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퇴진 거부로 우여곡절 끝에 합당을 이뤘다. 과거 국민의당에 몸담았던 호남 출신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3당은 합당 선언문에서 “실용주의 중도·개혁 정치의 한 길을 손잡고 함께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