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트럼프, 인도 첫 방문… ‘10만 군중’ 홍보 열올리는 이유

입력 2020-02-24 15:18
도널드 트럼프(전광판 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4일 방문할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에 있는 세계 최대 크리켓 경기장 ‘사르다르 파텔 스타디움’ 행사장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국빈 방문한다. 인도와의 무역합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뤄진 인도 방문은 오는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미국 내 인도계 유권자 표심을 노린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24~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에 방문한다고 미국 CNN방송, ABC뉴스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도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인도인들과 함께 하는 걸 고대한다”며 “내 친구 모디 총리와 함께 수백만의 (인도)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4회 연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 방문 첫날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에 있는 세계 최대 크리켓 경기장 ‘사르다르 파텔 스타디움’에서 환영행사에 참석한다. 최대 1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은 아직 개장도 하지 않았다. 인도인 10만여명이 이곳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차량행렬에도 수만명이 줄지어 설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시민들의 환영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기대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큰 행사가 될 것”이라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인도에서 열리는 가장 큰 행사일 것이라 말해줬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0일 콜로라도주 유세에서도 1000만명이 나와 자신을 맞아줄 것이라 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 방문에 공을 들이는 건 오는 11월 대선 때문이다. 2016년 대선에서 인도계 유권자의 80%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여론조사가 있다. 폴리티코는 2018년 아시아계 미국 유권자의 28%만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했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이번 대선에서 인도계 유권자는 당시보다 20만명이 늘어나 14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인도계에 적극적으로 표를 호소하는 것이다.

리처드 로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계에 대한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도계는 미국 내에서 점차 커지고 있는 민족 집단이고 인도와의 유대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도에서의 대규모 집회는 국민들 간 연대 강화뿐 아니라 미국에서의 상당한 정치적 이익을 얻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지난해 9월 미국 휴스턴 열린 ‘하우디 모디’ 행사의 연장선이다. 모디 총리와 인도계 미국인 등 5만여명이 당시 행사에 참석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를 “미국에서 가장 위대하고 헌신적이며 가장 충성스러운 친구 중 한 명”이라며 극찬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