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 “바이러스 꽁무니만 쫓아다니지 말라” 한국 등에 조언

입력 2020-02-24 11:48
우한 병원을 둘러보는 WHO 전문가들.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과 일본 등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국가들에게 “중국의 도시들과 같은 수준의 예방·통제 조치를 하는 곳이 없다”며 예방 조치가 느리다고 훈수하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24일 ‘걱정된다. 일부 국가의 방역이 느리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각국이 우한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며 “코로나19는 잠복기가 있어 속기 쉽기 때문에 각국은 바이러스의 은밀한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더욱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하면서 세계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전염병 확산이 엄중한 한국, 일본, 이란, 이탈리아 등은 인구 규모로 볼 때 일본을 제외하고 중국의 1개 성(省)보다 작지만, 바이러스 확산 규모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각국이 개학연기와 통행 제한, 세리에A 연기, 영화관 폐쇄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중국이 이전에 내렸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미흡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코로나19는 전염성이 강하고 해외의 전염 경로는 처음부터 모호해 가벼운 통제 조치로는 바이러스의 맹위를 막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한마디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앞길을 막고 차단해야지, 바이러스의 꽁무니를 따라다니지 말아야 한다”며 “바이러스보다 앞서가면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뒤만 따르면 갈수록 수동적으로 된다”고 조언했다.

또 “우한은 전염병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지만, 통제 불능이 되고 도시의 의료 체계를 무너뜨리는 데 몇 주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다행히 중국은 의료체계의 총 규모가 커 전국적으로 총 4만여 명의 의료진이 우한과 후베이를 지원했고, 우한시에만 두 개의 전문 병원과 10여 개의 임시 병원을 지었다. 어느 나라도 이 같은 대규모 지원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자평했다.

환구시보는 또 미국을 겨냥해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감염사례는 모두 확인된 게 아니다”며 “일부 국가에서는 최소한 일부 코로나 환자가 여전히 독감으로 취급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고, 독감 시즌에는 감염자와 사망 사례가 특히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진단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밝혀 미국에서 코로나 발병 사례가 적은 이유에 의문을 불러일으켰다”며 “일본 아사히TV는 미국의 유행성 독감 사망자가 실제로는 신종 코로나 사망자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아직 완전히 호전되지 않았지만 가장 어려운 시기를 벗어나 후베이성 밖에서는 방역을 하면서도 조업을 재개하는 국면이 조성됐다”며 “중국은 좋은 ‘실패의 교훈’을 줬고, 세계 각국이 참고할 만한 귀중한 경험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