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을 준비 중이던 한국 복싱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대회 출국을 앞두고 요르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고자 한국인 입국을 금지해서다. 올림픽을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
대한복싱협회 관계자는 24일 “어제(23일) 밤 (대회 조직위원회 격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복싱 TF팀 관계자가 요르단 정부의 입국 금지 방침을 전했다”며 “선수들이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대한올림픽위원회(KOC) 확인을 받아 진단서를 지참하면 입국 시 요르단 출입국사무소에 협조를 구해보겠다고 해 선수들이 오늘 오전 진천선수촌 근처 병원으로 검사를 받으러 간 상태”라고 밝혔다.
복싱은 코로나19 여파로 이미 한 차례 올림픽 예선 장소와 시기를 변경한 바 있다. IOC는 이달 3~14일 중국 우한에서 열기로 한 대회를 다음달 3~11일 요르단 암만에서 개최하기로 바꿨다. 그런데 26일 오전 12시50분으로 예정된 대표팀 출국을 앞두고 요르단 입국에도 차질이 생긴 것이다.
앞서 요르단 정부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고자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요르단 정부는 중국인과 이란인들의 입국도 함께 금지했다. 암자드 아다이레흐 요르단 미디어 장관은 “중국과 이란, 한국 등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산하는 데 따른 예방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미 요르단에 입국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 대표팀은 대회 일정 진행에 문제가 없는 상태지만 한국 대표팀이 입국 금지의 직격타를 맞게 됐다.
협회 관계자는 “주한 요르단 대사관 쪽에도 알아보고 있는데 그쪽에서도 어제 통보받아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겠다고 한 상태”라며 “대회를 치르지 못하면 선수들이 올림픽까지 포기해야 할 상황이니 출국은 예정대로 하겠지만 진단서가 있어도 입국을 확신할 순 없다고 한다. 잘못하면 요르단 공항 도착해도 다시 돌아와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 선수단도 대회 출국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 소식을 들어 당황한 상태다. 헤비급 김형규(28·울산광역시청)는 “코로나19 감염 여부 진단을 받으러 급하게 병원에 가고 있다”며 “선수촌 밖으로 외출도 자제하며 대회 준비를 거의 완료한 상태였는데 (입국 차질 소식을 들어) 많이 불안하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장한곤 국가대표 감독대행도 “선수들이 컨디션에 이상은 없고 동요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예선에 갈 수 있게끔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