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19개월 만에 불신 여론에 추월당했다.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행사를 사유화한 ‘벚꽃 스캔들’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까지 겹치면서 불신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4일 전국 유권자 1012명(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지난 21~23일 전화 설문 여론조사를 한 결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7%로 ‘지지한다’는 비율(46%)보다 높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조사 대비 ‘지지하지 않는다’는 2%포인트 상승했고, ‘지지한다’는 2%포인트 하락했다.
닛케이는 자사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비지지율이 지지율을 웃돈 것은 2018년 7월 이후 1년7개월 만이라고 전했다. 아베 내각 지지율 약화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벚꽃 스캔들에 대한 해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감염 사태 등 코로나19 부실 대응이 겹쳐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벚꽃 스캔들은 아베 총리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정부 주최 벚꽃 모임에 자신의 지지자들을 대거 초대한 사건이다. 관련 기록을 폐기하거나 악덕 다단계회사로 악명 높은 기업의 전 회장을 모임에 초대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사유화 논란은 더 커졌다. 이번 조사에서도 벚꽃모임 의혹과 관련한 아베 총리와 정부 측 해명에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76%나 됐다.
아울러 아베 총리가 퇴직이 임박한 측근 검사장을 차기 검사총장(검찰총장)에 앉히려고 정년을 편법으로 연장해줬다는 논란도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54%가 ‘문제 있다’고 지적했고,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는 32%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도 부정 여론이 높았다. 현재까지 정부의 대처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0%로 ‘평가한다’ 40%보다 높았다. 또 일본인 94%는 코로나19가 일본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에도 ‘평소처럼 생활한다’는 응답이 56%로 ‘외출을 자제한다’는 응답자 43%보다 높게 나타났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