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도 GS칼텍스의 기세는 꺾지 못했다. 홈 관중의 열정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GS칼텍스는 현대건설을 꺾고 우승 경쟁을 끝까지 끌고갔다.
GS칼텍스는 2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2(25-20 25-14 28-30 24-26 15-12) 승리를 거뒀다.
가장 중요했던 1·2위 팀 간의 경기였다. 두 팀은 올 시즌 4번 만나 2승 2패로 팽팽했다. 이날 경기를 제외하면 시즌 종료까지 단 5경기만 남은 데다 두 팀의 맞대결도 다음달 1일 단 한 경기만 남겨뒀다. 이 한 경기 결과가 우승팀을 좌우할 수도 있었다.
기회를 잡은 건 홈팀 GS칼텍스였다. 러츠(39득점)-강소휘(22득점)가 터졌고 한수지가 블로킹 5개를 기록하며 높이 싸움에서도 우위(블로킹 득점 13-12)를 가져갔다. 이날 승리로 GS칼텍스는 17승 9패 승점 51로 1위 현대건설(19승 6패·승점 52)에 승점 1점차로 좁혔다. 만원(4200석)에 가까운 3709명의 관중들은 마스크를 쓴 채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에 열광했다.
1세트는 16-16 이현의 서브 순번에 승부가 갈렸다. 현대건설 리시브가 흔들리며 이소영과 권민지의 블로킹 득점이 연이어 터졌다. 이소영은 마지막 공격에서 시원하게 퀵오픈 공격을 코트에 적중시키며 결국 GS칼텍스가 첫 세트를 가져왔다.
GS칼텍스가 2세트까지 쉽게 이기며 싱겁게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3세트 20점 이후 반전됐다. 20-22에서 러츠의 백어택이 비디오 판독 끝에 고예림의 블로커 터치아웃으로 판정됐다. 이어 러츠의 퀵오픈과 블로킹, 강소휘의 공격이 통하며 GS칼텍스는 24-23 매치 포인트까지 만들었다.
현대건설은 포기하지 않았다. 헤일리가 분전하며 질 뻔한 경기를 다시 역전시켰다. 강소휘와 러츠, 양효진과 헤일리의 연이은 공방에 이어진 5차례의 듀스 접전은 결국 블로킹 컨디션을 되살린 현대건설이 잡아냈다. 헤일리가 2연속 블로킹을 성공시켜 3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에선 21-24에서 강소휘의 퀵오픈과 러츠의 백어택, 다시 강소휘의 서브 에이스를 앞세운 GS칼텍스가 듀스를 만들었지만 현대건설은 헤일리의 백어택과 한수지의 네트터치로 승부를 풀세트까지 끌고갔다.
마지막 5세트. 양 팀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러츠의 시간차 공격으로 승기를 잡는 듯 했던 GS칼텍스는 이다영의 토스워크에 이어 고예림에 연속 스파이크를 허용하며 다시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강소휘의 퀵오픈으로 다시 분위기를 살렸고, 헤일리의 범실에 러츠의 오픈 공격까지 더하며 결국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