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4골 ‘원맨쇼’… 무기력한 적 “기립박수 말고 할 게 없어”

입력 2020-02-23 12:08
FC 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왼쪽)가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로 에이바르를 불러 가진 2019-2020 프리메라리가 25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40분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동료 공격수 아르투로 비달과 부둥켜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33)가 한 경기에서 4골을 몰아쳤다. 메시의 ‘원맨쇼’에 상대팀마저 “기립박수를 칠 수밖에 없다”며 찬사를 보냈다.

메시는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로 에이바르를 불러 가진 2019-2020 프리메라리가 25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4분부터 후반 42분까지 4골을 넣고 바르셀로나의 5대 0 완승을 이끌었다. 정규시간 종료를 앞둔 후반 44분 미드필더 아르투르 멜루가 마지막 5번째 골을 넣었지만, 바르셀로나의 승리는 이미 메시에 의해 완성된 뒤였다.

바르셀로나는 17승 4무 4패(승점 55)를 기록해 리그 선두를 탈환했다. 기존 선두 레알 마드리드(15승 8무 2패·승점 53)는 같은 날 레반테 원정에서 0대 1로 져 바르셀로나에 승점 2점 차이로 밀렸다. 모두 20개 팀 가운데 승점 50점 이상을 쌓은 팀은 바르셀로나와 레알뿐이다. 두 팀은 시즌 종반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선두 탈환은 메시가 있어 가능했다. 메시는 최근 4경기에서 어시스트 6개만 수확했을 뿐 골을 넣지 못해 부진했다. 이날은 달랐다. 바르셀로나의 전방 ‘삼각편대’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드리블과 슛으로 에이바르의 밀집 수비를 무너뜨렸다.

첫 골까지 14분, 해트트릭을 달성할 때까지 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메시는 전반 14분 개인기로 상대 진영을 무너뜨린 뒤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37분 동료 공격수 아르투로 비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돌파한 뒤 다시 왼발 슛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메시는 전반 40분 최전방 공격수 앙투안 그리에즈만에게 내준 공이 슛으로 연결되지 않고 자신에게 다시 돌아오자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메시의 통산 36번째 해트트릭. 프리메라리가 최다 기록이다. 2위 기록은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두 시즌째를 보내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썼던 34회다.

메시는 그 이후부터 완급을 조율했다. 바르셀로나의 추가골이나 에이바르의 만회골은 없었다. 지루한 흐름을 깬 주인공은 결국 메시였다. 후반 42분 에이바르 수비진과 골키퍼를 모두 제치고 4번째 골을 터뜨렸다. 메시의 한 경기 4골은 개인 통산 7번째, 올 시즌 처음이다.

에이바르는 트위터에 슛하는 메시의 사진을 올리고 “우리는 버틸 수밖에 없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일어나 박수를 보내는 것 뿐”이라며 무력감 어린 찬사를 보냈다.

메시는 리그 득점왕 1순위로 지목돼 있다. 현재 18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4골을 뽑아낸 덕에 2위 카림 벤제마(13골·레알 마드리드)와 간격을 5골 차이로 벌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