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첫 실전 ‘합격점’… STL 감독 “슬라이더 효과적”

입력 2020-02-23 11:23
세인트루이시 카디널스 투수 김광현이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뉴욕 메츠와 가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1차전에서 연습구를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첫 실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슬라이더와 최고 시속 148㎞의 직구를 배합해 탈삼진 2개를 잡았는데,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실트 감독은 “매우 훌륭한 슬라이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뉴욕 메츠와 가진 시범경기 1차전에 1-0으로 앞선 5회초 세인트루이스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동안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는 세인트루이스가 2020년의 문을 연 시범경기 개막전인 동시에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공식전 첫 등판이다.

김광현은 앞서 2이닝씩을 던진 잭 플래허티, 다코타 허드슨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타순상 7번부터 1번까지 4명의 메츠 타자를 상대하면서 슬라이더 9개, 직구 7개, 커브 3개로 모두 19개의 공을 던졌다. 그중 14개는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갔다.

김광현은 첫 타자 라이언 코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볼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로 몰아세운 뒤 시속 137㎞ 슬라이더로 헛방망이질을 유도했다.

후속 타자 르네 리베라에게는 다소 고전했다. 코델과 같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연달아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났다. 풀카운트에서 김광현이 9구째 직구로 던진 유인구에 리베리는 속지 않고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빗속에서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김광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1사 1루에서 제이크 해거를 4구 만에 헛스윙 삼진, 아메드 로사리오를 2구 만에 3루 앞 땅볼로 막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처음 등판해 다소 긴장했지만 결과가 좋아 행복하다”고 자평했다. MLB닷컴은 “김광현이 시점경기 개막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김광현의 투구는 감독과 동료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실트 감독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김광현의 슬라이더가 효과적이다. 날카롭다. 확실히 질이 좋은 투구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인트루이스 선발로 등판한 플래허티는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김광현을 처음 봤다. 투구가 좋다. 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을 시작으로 모두 5명의 투수에게 1이닝씩을 맡겼고, 모두 무실점으로 화답했다. 세인트루이스는 2회말 타일러 오닐의 솔로 홈런을 앞세워 2대 0으로 승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