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교도소까지 퍼졌다. 밀폐된 공간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중국 전역의 교도소 내 누적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섰다.
21일 관찰자망(觀察者網) 등에 따르면 중국 내 교도소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후베이성 271명, 산둥성 207명, 저장성 34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중국 사법부 교도소 관리국 당국자는 21일 국무원 연합 방역 체계 기자회견에서 “20일 기준 후베이, 산둥, 저장 3개성 내 5개 교도소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며 “현재까지는 중대 환자와 사망자는 없다”고 밝혔다.
후베이성은 20일 교도소 내 감염자 220명을 포함해 신규 확진자 수를 총 631명으로 발표했다. 앞서 후베이성은 교도소 내 확진자가 51명이라고 밝혀 교도소 관련 누적 확진자는 271명이 됐다.
산둥성 지닝시 런청 교도소는 최근 재소자, 교도소 근무자 등 2077명을 검사한 결과 207명이 코로나19 확진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교도관 7명, 재소자 200명이다. 런청 교도소에서는 지난 12일 당직을 서던 한 교도관이 기침 증세로 병원 진료를 받던 중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당일 또 다른 교도관도 감염자로 통보받으면서 사태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산둥성 교도소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자 당국은 즉각 감염된 재소자 치료에 나섰다. 역학 조사관들을 투입해 이들의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전면 소독을 실시했다. 이들 치료를 전담할 임시 병원도 짓기로 했다.
중국 산둥성 정부는 교도소 부실 관리 책임을 물어 산둥성 사법청장 등 관계자 8명을 면직시켰다. 산둥성 전체 교도소, 구치소 등 수감 시설에 대한 전수 조사에도 나섰다.
저장성의 스리펑 교도소에서도 3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교도소에서는 재소자 등 7명이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20일 하루 새 27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저장성 당국은 자체 기자회견에서 스리펑 교도소에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경위에 대해 “교도소에 근무하는 경찰관 1명이 지난달 14~19일 우한 방문 사실을 숨기고 교도소에 출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후 소독과 방역 작업을 했지만 감염을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스리펑 교도소는 교도소 전면 폐쇄와 함께 의심 환자와 밀접 접촉자를 모두 격리 수감했다. 교도소 관계자들은 해임 조치됐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