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자신에게 쏟아진 악성댓글을 언급하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 근무 중인 28세 여성 A씨는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조치됐다. 그는 이날 SNS에 글을 써 “제발 제 신상정보를 퍼뜨리지 말아달라”며 “(신체적) 아픔보다 정신적인 고통으로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대상이 되어 보니 악플이 많이 따갑다”며 “의도해서 걸린 것이 아닌데 불편을 드려 죄송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손소독과 손씻기를 열심히 한 제가 걸린 것에도 너무 어이가 없고 하늘이 무너진 것만 같다”며 “제 주변분들께 누가 될까 두렵다. 상처받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또 “2년 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도 않았고 빅마트와 다이소에 간 적 없다”고 바로 잡으며 “부디 저 한사람을 끝으로 더이상 아픈 분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구미시는 22일 “확진자는 산동면에 거주하는 A씨로, 구미국가산단 삼성전자 무선사업주 직원”이라고 밝혔다. A씨는 남자친구가 신천지증거장막(신천지) 신도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남자친구는 지난 9일과 16일 신천지 대구 처소집회소를 찾아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18일 오후 11시30분쯤 남자친구의 집을 방문했는데, 방역당국은 A씨가 이 과정에서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의 감염경로가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서는 일부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코로나19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는 A씨의 감염이 확인되자 이날 오전 직원들에게 ‘긴급 공지 사항’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TF는 “오는 24일까지 구미사업장을 폐쇄하고 전시설에 대한 방역을 실시 중”이라며 “주말 개인 외출은 물론 여러 명이 모이는 다중시설 이용 및 참석을 삼가고 개인 감염 예방을 위해 월요일 출근 시 개인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