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확진자 3명 동선 광범위…“감염경로 확인 중”

입력 2020-02-22 15:09 수정 2020-02-22 17:52

부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환자가 늘고 있다. 21일 처음으로 확진자 2명이 발생한 데에 이어 22일 1명 더 발생해 3명으로 늘었다. 부산시는 확진자들이 교회나 성당, 유명 맛집, 대중목욕탕 등 다중 시설과 대중교통을 이용한 만큼 지역 사회 감염에 따른 환자 폭증에 대비해 부산의료원을 모두 비울 계획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22일 코로나19 확진 환자 발생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해운대구에 사는 20세 여성 이모씨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2주 전 일본 규슈 미야자키 지역을, 1주 전에는 필리핀 세부 여행을 한 뒤 지난 15일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또 지난 16일에는 대구 번화가인 동성로를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21일 수영구 광안동에 있는 BHS한서병원 선별진료소 방문해 검사를 받았고 22일 오전 8시 30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부산시는 이 여성을 부산대학교병원 음압격리실로 이송했다.

안병선 건강정책과장 “여행 이력이 굉장히 많아 어느 곳에서 감염이 됐는지는 역학조사를 통해 판단하겠다”며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고 밝혔다.

21일 밤 대구에 사는 2명이 대구에서 검진을 받기가 여의치 않자 부산에 있는 고신대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 부녀지간인 이들은 검체를 채취한 뒤 자가용 승용차를 타고 곧바로 대구 자택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22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고, 대구시에서 조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의 코로나19 환자는 최종 3명으로 집계된다.

부산시는 앞서 21일 확진 판정을 받은 19세 남성(200번 확진자)과 57세 여성(231번)은 모두 부산의료원 음압격리 병실에서 치료 중이며 건강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들의 동선을 공개하고 접촉자 추적에도 나섰다.

200번은 18일 오전 11시 50분 전자공고 운동장, 오후 1시 대성탕(대중탕), 오후 3시10분 동래밀면 본점, 오후 4시 20분 복산동 주민센터, 오후 5시 동래구청 복지정책과, 오후 5시 40분 부산도시철도 인근 대현마트, 오후 6시 30분 귀가했다. 19일에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마을버스를 타고 집과 온천교회를 오가며 예배를 봤고 20일에는 49번 시내버스를 타고 오후 1시 40분 수영구 광안리 피자몰에 이어 도보로 GS편의점 동래꿈에그린점에 들렀다가 오후 6시 30분 귀가했다. 그다음 날 오전 9시 10분 감기 증상으로 동래구에 있는 대동병원 선별진료소를 들렀다가 가까운약국에서 해열제를 구매한 뒤 오전 10시 55분 인근 메가마트와 식당인 얼쑤대박터지는집 안락점 방문에 이어 오후 8시 30분 동래구 보건소에 도착했다.


231번은 18일 오후 2시 서울 수서역에서 SRT 열차를 타고 오후 5시 부산역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으로 귀가했다. 19일은 오전 10시 장산성당 예배, 오전 11시 반여동 장산명가, 낮 12시 53분 자연드림 반여점을 거쳐 집에 갔다. 20일 오전 10시 센텀내과의원 진료를 본 뒤 원온누리약국과 센텀내과의원에 머물다가 정오쯤 귀가했다가 다음 날 해운대백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귀가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고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확진 환자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교회와 성당, 마트, 편의점, 병원 등을 일시 폐쇄한 뒤 방역 조치를 했다. 또 역학 조사관이 포함된 즉각 대응팀을 보내 구체적인 동선을 파악하고 접촉자 수와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대응팀은 이들의 카드결제명세 등 금융거래 정보를 조회해 동선을 파악하고 CCTV를 통한 구체적인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시는 또 확진 환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 음압격리 병상 69개와 부산의료원에 병상 540개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확진 환자가 많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부산의료원을 통째로 비울 계획이다. 현재 입원해 있는 환자 가운데 경증인 경우 퇴원을 권유하고 중증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신천지 관련 시설에 대한 폐쇄와 방역도 진행 중이다. 시는 또 이날 오전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통보받은 신천지 관련자 15명의 소재를 파악해 격리 조치할 계획도 밝혔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면서 “가벼운 증상이 있으면 2∼3일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휴식한 뒤 그래도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를 찾거나 1339 콜센터에 전화해 상담한 뒤 선별진료소를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