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전 첫 확진, 2번째 사망자… 옥죄는 코로나19 공포

입력 2020-02-22 00:33 수정 2020-02-22 02:04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없었던 부산에서 하루 동안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 대전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대구에서는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던 확진 환자가 숨졌다. 시민들의 불안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지난 12일 명동에서 마스크와 우산을 쓴 관광객들. 연합

2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해운대 백병원을 내원한 57세 여성 A 씨가 폐렴 증세를 보여 진단 검사를 한 결과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전 동래구 대동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19세 남성 B군도 기침, 콧물, 두통 증세 등 일반 감기 증세를 보였지만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을 부산의료원으로 후송, 음압병실에 격리한 채 즉각 역학조사에 들어간 보건당국은 이들의 동선을 역추적하고 접촉자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6일 대구에 사는 친언니가 부산을 방문해 만난 뒤 이틀간 서울을 방문했고 이날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여러 곳을 다니는 등 외부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B군은 그동안 부산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지난달 19일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 우한에서 귀국해 진천에 2주간 머무른 격리자로 밝혀졌다.

B군 아버지는 출소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었고 코로나19 진단 검사도 음성이 나와 현재 보건당국이 B군 확진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시와 질병관리본부는 확진자들과 신천지 대구교회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대전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동구 자양동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최근 대구를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던 54세 여성은 이송 직후 사망했다.

국내 두 번째 코로나19 감염증 사망자다.

만성 폐렴을 앓던 이 여성은 대구·경북지역 음압병실이 부족해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송 과정에서 상태가 악화해 숨졌다.

이 여성과 함께 이송된 다른 환자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21일 오후 대구시 한 대형마트에서 손님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길게 줄지어 있다. 연합

코로나19에 유행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한 명의 확진 환자도 없었던 부산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단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 상당수는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모습이다.

뉴스를 본 시민들은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확진 환자 발생 소식을 전하며 마스크를 꼭 착용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주요 외식명소에는 예약을 취소하거나 취소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지역 사회에서는 벌써 확인되지 않은 A씨와 B군의 이동 경로가 담긴 사진이나 문자메시지가 스마트폰을 통해 뜬소문처럼 떠돌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주민들은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을 주고받기도 했다.

부산시는 22일 오전 11시 부산시청에서 확진 환자 2명에 대한 중간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