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K 프린스 미드라이너 ‘케이니’ 김준철을 프로게이머로 만든 건 담원 게이밍 ‘쇼메이커’ 허수의 르블랑 플레이였다. 원래 평범한 게임 유저였던 김준철은 지난해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시청하다가 허수의 르블랑 캐리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저건 따라 할 수 없겠다 싶었어요. 저도 그런 플레이를 하고 싶어져 프로의 문을 두들겼죠.”
프로게이머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김준철은 나인 테일에 입단해 ‘LoL 챌린저스 코리아(챌린저스)’ 승격을 준비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챌린저스 승격강등전에서 e스포츠 커넥티드(ESC, 현 서라벌 게이밍)에 져 대회 참가가 좌절됐다. 승강전이 끝난 뒤 APK 입단 테스트를 치러 지금의 팀에 입단했다.
TV로만 봤던 LCK 선배들과의 맞대결은 생각보다 할 만했다고 한다. 20일 KT 롤스터 상대로 LCK 무대 첫 승을 거둔 뒤 국민일보와 만난 김준철은 “처음 데뷔했을 때는 ‘너무 무섭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여러 팀과 스크림에서 맞붙어본 지금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데뷔 전 솔로 랭크에서 ‘사랑해 허수’라는 소환사명을 사용했다는 김준철은 여전히 ‘쇼메이커바라기’다. “저번에 담원과 붙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키아나를 했고, 쇼메이커 선수가 르블랑을 했는데 정말 저를 죽도록 때리더군요. 그렇게 맞아본 적이 없었어요. 당황스러울 정도였죠.”
김준철의 목표는 자신의 우상 상대로 솔로 킬을 수확하는 것이다. 그런데 허수는 올 시즌 개막 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 목표는 라인전에서 솔로 킬을 내주지 않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얘기를 전해 들은 김준철은 “제가 꼭 솔로 킬을 따드리고 싶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아직은 팀 게임에 대해 더 배워야 할 단계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많이 성장했다는 게 느껴져 기뻐요. 팀적으로도 마찬가지예요. 스크림 때 나왔던 좋은 플레이들이 조금씩 실전에서 발휘되고 있어요.”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