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증가 속 경기 침체 여파로 가격 하락한 것도 원인
지난해 어업 생산액이 3.1% 줄면서 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잦은 태풍에 연·근해 어업 생산량이 10% 가까이 감소한 게 타격이 컸다. 여기에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 영향이 겹쳤다. 생산량이 늘어난 양식·원양 수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타격을 입혔다.
통계청은 지난해 어업 생산액이 전년 대비 2698억원(3.1%) 감소한 8조338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어업 생산액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연·근해 어업이 부진했던 지난해 상황이 반영됐다. 대형 어선의 자율 휴어 기간이 연장된 데다가 지난해 7~9월 잦은 태풍 때문에 조업 일수가 줄었다. 이 여파로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전년 대비 9만7000t(9.6%) 줄어 든 91만5000t에 그쳤다. 생산량 감소에 따라 연·근해 어업 생산액도 전년 대비 4.3% 감소한 3조9572억원을 기록했다.
공급에 비해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도 어업 생산액 감소에 일조했다. 지난해 양식업과 원양어업 생산량은 각각 전년 대비 5.4%, 7.2% 늘었다. 김·다시마 등 해조류 작황이 양호했고 원양에서 잡히는 다랑어 및 민대구 류 생산이 증가한 덕분이다. 하지만 소비가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판매 가격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양식업과 원양어업의 생산액은 전년 대비 각각 3.5%, 1.3% 감소한 3조9572억원, 1조116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소비가 감소하며 수산물 가격을 떨어뜨리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4.2로 전월(100.5)보다 3.7 포인트 증가하며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소비 심리는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내수에 영향이 큰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급감 역시 소비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