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현실적, 날카로워”… ‘기생충: 흑백판’ 향한 해외 호평

입력 2020-02-21 11:02

아카데미(오스카)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쓴 ‘기생충’의 흑백판을 향한 해외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봉준호 감독의 예측불허 삶을 가로지르는 코미디와 서스펜스, 슬픈 공감과 더불어 연기파 배우들의 완벽한 앙상블이 어우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흑백판은 흑백의 아름다움과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는데, 해외에서는 이미 호평이 들려오고 있다.

인디펜던트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밤 ‘기생충’을 흑백판으로 다시 보았다. 오스카의 밤이 ‘기생충’을 머리에 심어주지 않았어도 여전히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고 찬사를 보냈다. 싱가포르의 유명 감독 에릭 쿠는 “‘기생충: 흑백판’은 그 극단적임이 더욱 강조되어 매우 강렬하며,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같이 느껴진다.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고 극찬했다.

기대감에 들뜬 반응들도 적지 않다. “나는 ‘기생충’을 네 번째 봤는데, 지금은 봉준호 감독이 최근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공개한 ‘기생충’ 흑백 버전이 간절히 보고 싶다.”(Guardian), “특정 영화관에서는 흑백으로 상영되는데, 봉준호 감독은 이것이 영화를 더 현실적이고 마치 칼로 벤 듯 날카롭게 만든다고 말했다.”(Junkee), “드디어, 당신이 서두른다면 전국의 선별된 극장에서 ‘기생충’의 특별판인 흑백 컷을 볼 수 있을 것이다.”(Student Edge)

봉준호 감독은 지난 19일 열린 국내 기자회견에서 “로테르담에서 ‘기생충을 흑백으로 보니 화면에서 더 냄새가 나는 것 같다’라고 하더라. ‘무슨 소리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섬세한 연기의 디테일이나 뉘앙스들을 훨씬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알록달록한 컬러들이 사라지니 배우들의 눈빛과 표정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관객상까지 수상한 ‘기생충: 흑백판’은 지난 1월 30일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 뉴질랜드 이스라엘 폴란드(2월 9일), 체코 헝가리 홍콩 싱가포르(2월 10일), 태국(2월 11일), 벨기에 네덜란드(2월 13일), 스웨덴(2월 14일), 프랑스(2월 19일)에서 개봉해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향후 인도네시아 베트남 영국 독일 터키 등에서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국내 개봉은 오는 26일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