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최우선 가치는 조직보호…수색 영장 발부해야”

입력 2020-02-21 10:38
19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의 모습.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대구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가 최근 이 교회를 방문해 기도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구리이단상담소 소장을 맡고 있는 신현욱 목사가 “집회 참석 사실 은폐를 종용한 건 개인의 일탈 행동”이라는 신천치 측의 해명을 비판했다.

신 소장은 2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새빨간 거짓말이다. 신천지를 아는 사람은 거짓이라는 걸 다 안다. 개인이 그렇게 내릴 수 있는 지시나 공지사항도 아닐뿐더러 신천지는 일상적인 일이다”라며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하달되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마자 섭외부에서 공지했을 거다. 신천지 윗선에서 내린 지시사항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이어 신천지의 폐쇄적인 문화를 설명했다. 그는 신천지 교인들이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로 “신천지 신도들의 가족들은 구성원이 신천지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가 20~30%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걸 (두려워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제대로 대책이 세워질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교인들이 신천지 활동 사실을 숨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신천지가 사회적으로 사이비 종교 집단·종교 사기 집단 같은 인식이 강하다 보니 가족들이 알면 기를 쓰고 말린다. 그러다 보니 본인이 신앙하는 데 훼방을 받는다고 생각해서 아예 감추고 속이고 있는 거다”라며 “또 포교할 때 내가 신천지라는 사실을 상대방이 알게 되면 선입견을 품고 가까이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들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맞물려서 예방이나 방역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21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북구 거주자가 격리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함께 대구를 동행한 다른 2명도 확진 판정을 받고 조선대병원에 격리 중이다. 연합뉴스

신 소장은 정부의 과감한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확진자가 예배에 참석한 신천지 대구교회는 한 층에 500명씩 들어가는 9층짜리 건물이다. 언론 보도를 보니까 9일과 16일에 500명씩 참가를 해서 (접촉자가) 1000명 정도로 보고 있는데 그날 출석했을 예상 인원은 8000명 이상이다”라며 “1000명 정도로 한정해서 대책을 세우는 건 너무 안이한 대처”라고 지적했다.

신 소장은 또 “여느 교회 같으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게 일반 상식이다. 그런데 신천지는 다른 무엇보다도 가정 우선되는 가치가 조직 보호다. 이게 너무 강하다 보니 제대로 된 정보 제공이 되고 있느냐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며 “정부 당국에서 신천지라는 조직의 특성을 생각해서 강제적인 수색 영장이라도 발부받아서 신도 현황이나 CCTV 같은 걸 찾아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신천지가 양심적으로 사실대로 모든 것을 다 공개하고 제공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면 너무 순진한 안일한 대처”라고 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