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도로 상황에 따라 스스로 변속한다

입력 2020-02-20 15:48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ICT 커넥티드 변속 시스템’. 현대·기아차 제공

주행 상황에 따라 차량이 스스로 변속하는 기술을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대·기아차는 전방 도로 형상과 교통 상황을 차량이 파악해 최적의 기어 단수로 미리 변속해주는 전방 예측형 ‘정보통신기술(ICT) 커넥티드 변속 시스템’을 개발해 앞으로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한다고 20일 밝혔다.

기존에도 ‘스마트 드라이브 모드’와 같이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변속 모드를 자동으로 변경하는 기술은 현대차·기아차 모델에 대부분 적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도로와 교통 상황에 맞춰 자동 변속해주는 기술이 개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약 40건의 핵심 특허가 국내외에 출원됐다.

ICT 커넥티드 변속 시스템은 도로의 3차원 정밀 지도가 탑재된 3D 내비게이션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위한 카메라, 레이더 등 각종 ICT 기기들이 보내는 신호를 지능화된 소프트웨어로 종합해 변속기를 제어하는 원리로 구동된다.

ICT 기기들이 수집한 도로 높낮이와 곡률, 도로 종류, 돌발상황, 차량 간 거리, 차선과 시각 정보 등은 변속 제어 장치(TCU)로 전송된다. 신호를 받은 TCU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실시간 주행 상황에 맞는 최적의 변속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변속기의 기어를 적절하게 변경한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ICT 커넥티드 변속 시스템’. 현대·기아차 제공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위해 급가속을 해야 할 경우 고속도로 합류 위치에서 주행 모드는 자동으로 스포트 모드로 전환돼 고속도로의 교통 흐름에 합류하기 수월하게 만들어준다. 또 고속도로에 들어선 뒤에는 원래의 주행 모드로 자동 복귀돼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전을 가능케 한다.

ICT 커넥티드 변속 시스템은 자율주행 기술의 연장선상에 있다. 운전자가 미처 알지 못하는 도로 상황을 미리 파악해 차량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해 자율주행차의 연비 향상과 안정적인 주행을 돕게 된다. 현대차·기아차는 향후 LTE 또는 5G 통신을 기반으로 이 시스템을 더욱 지능화된 변속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차 지능화구동제어리서치랩 전병욱 연구위원은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파워트레인과 같이 전통적인 자동차 분야도 ICT 및 인공지능 기술과 접목하는 노력을 통해 스마트 모빌리티에 최적화된 첨단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