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음모론을 강력히 규탄했다. 코로나19가 중국의 한 실험실에서 유래했다는 음모론은 오히려 바이러스와 싸우는 전 지구적 협력을 어렵게 만든다고 규탄했다.
찰스 캘리셔 미 콜로라도주립대 소속 병리학자 등 과학자 27명은 19일(현지시간) 영국 의학 전문지 랜싯(The Lancet)에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코로나19가 자연적 기원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음모론을 강력히 비판하기 위해 함께 서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의 발병에 대한 신속하고 개방적이며 투명한 데이터 공유는 그 기원에 대한 소문과 잘못된 정보로 위협받고 있다”며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이 원인 물질인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발표하고 분석한 결과 압도적으로 야생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결과는 “전미 과학·공학·의학 한림원(NASEM)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음모론은 바이러스에 대항해 싸우는 전 세계적인 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두려움과 유언비어, 편견을 만들어 낼 뿐”이라고 지적하며 “우리는 잘못된 정보와 추측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와 단결을 촉진하기 위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요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성명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가 자연발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음모론을 비판한 뒤 나왔다”고 전했다. 리처드 브레넌 WHO 지역응급국장은 이날 성명에 앞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발생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생물학적 무기로 생산됐다는 증거는 확실히 없다”고 말했다. WHO는 “디지털 채널을 통해 음모론을 타파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공화당 소속의 대중국 강경파인 톰 코튼 상원의원은 최근 코로나19 발병지인 우한 시장 인근에 위치한 생물학적 안정성 등급(BSL)-4급 실험실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는 음모론을 펼쳤다. 그는 “이 질병이 연구소에서 발생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최소한 의문은 가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완전히 미친 소리”라며 “그런 주장은 패닉을 조장하고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증을 증폭시킨다”고 비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