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0명을 훌쩍 넘는 등 확산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치료 병상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국가지정 입원 치료 병상을 운영하는 의료 기관은 전국 29곳이다. 기압 차이를 만들어 공기 중 바이러스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잡는 음압병실은 161개다. 병상은 모두 합쳐 198개에 불과하다. 지역별로는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서울대병원·서울의료원·중앙대병원·한일병원, 부산 부산대병원·부산시의료원, 대구 경북대병원·대구의료원 등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할 경우를 대비해 거점 병원과 민간 의료기관 등이 보유한 음압 병상도 함께 준비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기준 파악된 음압 병실은 755개, 병상은 1027개 뿐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39개 병실, 383개 병상으로 가장 많다. 경기도 143개 병상을 제외하면 부산, 경남 등 다른 지역 모두 100개 병상에 미치지 못한다. 대구는 54개 병상에 불과하다.
이같은 상황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역 사회 곳곳에서 속출할 경우 이들을 수용할 음압 병상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31번째 환자를 시작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면서 걱정은 커지고 있다. 경북도는 현재 동국대 경주병원과 도립의료원인 포항·김천·안동 의료원을 격리 병원으로 지정했다.
기존 중환자와 호흡기 질병으로 격리 치료 중인 환자들이 음압 병상을 사용해왔는데, 대구시와 지역병·의원 측은 이들을 다른 병실로 이전 조치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를 대비한 결정이다.
방역당국은 특정 지역에서 병상이 부족할 경우 인근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한 관계자는 “만일 병상이 부족한 상황이 생기면 인근 지자체와 협의해 다른 지역 병상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방역당국이 함께 움직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