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결승 무대를 수놓았던 두 미드라이너의 자존심 대결은 해를 넘겨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T1 ‘페이커’ 이상혁과 드래곤X(DRX) ‘쵸비’ 정지훈이 올해 첫 맞대결에서 치열하게 경합했다.
두 선수의 소속팀은 19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2020 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대결을 펼쳤다. T1이 DRX를 세트스코어 2대 1로 잡아 3연승을 달성했다. 두 팀은 나란히 4승1패(세트득실 +4)를 기록해 공동 2위를 달렸다.
지난해 두 차례의 LCK 결승 무대를 장식했던 두 선수의 대결다웠다. 첫 세트는 이상혁이 앞서나갔다. 오른을 플레이한 이상혁은 라인전이 끝난 뒤 대규모 교전 단계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23분경 미드 전투에서는 ‘케리아’ 류민석(라칸)의 진입을 저지했다. 30분경에는 DRX 딜러진의 공세를 홀로 받아냈다.
정지훈은 에코로 응수했다. 그는 2세트에 빅토르를 고른 이상혁을 상대로 맞아 라인전 단계부터 거센 압박을 시도했다. 한발 빠른 로밍으로 수세에 놓여있던 T1 바텀 듀오를 더욱 위축시켰다. 27분경에는 화염 드래곤을 놓고 대치하던 상황에서 홀로 어그로 핑퐁을 해내 팀이 드래곤의 영혼을 획득하게끔 도왔다.
두 선수의 활약은 마지막 세트까지 이어졌다. 이상혁은 다시 한번 오른을 꺼냈다. 정지훈은 직스를 골랐다. 이상혁은 팀의 이니시에이터로서 T1의 최전선에 섰다. 정지훈은 3개 라인을 바삐 오가며 공성과 수성전에 힘썼다. ‘데프트’ 김혁규(자야)가 크게 부진한 상황 속에서 정지훈은 동분서주하게 움직이며 자기 할 일을 해냈다.
결국 판정승을 거둔 건 이상혁이었다. 34분경, 이상혁이 점멸이 없던 정지훈에게 궁극기 ‘대장장이 신의 부름’을 맞춰 그를 공중에 뜨게 만들었다. 곧 정지훈을 향해 T1의 총알 세례가 이어졌다. 게임이 그대로 끝나면서 정지훈의 첫 번째 데스는 곧 마지막 데스가 됐다.
두 선수는 정규 시즌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POG)’ 순위에서도 경쟁을 이어나가게 됐다. 이상혁은 1세트 POG로, 정지훈은 2세트 POG로 선정됐다. 나란히 400점을 누적해 담원 게이밍 ‘너구리’ 장하권에 100점 뒤진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