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뿐 아니라 이웃나라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한국 교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감염자 수가 진정세인 국내와 반대로 오히려 감염자 수가 순식간에 늘고 관련 정보도 늘면서 일본 정부를 향한 불신이 커져가는 분위기다.
일본 도쿄에서 거주 중인 2년차 직장인 김모(26)씨는 19일 국민일보에 “(일본 정부는)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대처를 거의 안 하는 수준”이라면서 “한국 교민들은 코로나 관련 소식을 한국 매체로만 접한다”고 전해왔다. 김씨는 “일본 언론에서도 확진자 발생 소식을 단신으로만 보도한다”며 “일본 사람들도 대체로 무감각하다”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확진자가 늘면서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서 유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상당수가 일본 내 감염인 데다 감염경로 역시 대부분 명확하지 않다. 국내 전문가들도 “일본에서 감염경로가 매우 불분명한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들이 보고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도쿄 한인유학생 커뮤니티 이용자는 “(도쿄 인근) 치바 현 거주 20대 남성 확진자가 잠복기간에 지하철로 도쿄에 통근했다고 한다. 바이러스가 벌써 여러 도쿄 사람들에게 퍼졌을 거라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글을 올렸다. 한 교민 맘카페 이용자는 “일본 뉴스나 신문보다 커뮤니티 소식이 더 빠르고 자세하다”며 “불안한 맘에 잠을 못자고 있다”고 적었다.
오사카 교민 안모(30)씨는 “일본 시민들은 감염병에 무감각하다”며 “마스크를 많이 끼고 있기는 하지만 감염병 때문이라기보다 평소 마스크 잘 착용하는 문화라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씨는 “(격리 크루즈선이 정박 중인) 요코하마에서 호텔 직원으로 일하는 동생은 직장에서 마스크 착용을 금지했다”며 “보도가 늦는 바람에 크루즈선이 정박한 것도 늦게 알았다더라”고 전했다. 도쿄 교민 최모(26)씨도 “언론에서 정보를 안 알려주길래 직접 찾아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아서 포기했다”며 “정보 자체가 별로 없어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일본 유학생 서모(24)씨는 “아베 정부의 무능이 현 사태를 불러왔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덮어두고 말고의 차원이 아니라 아예 바이러스 역학관계나 확진자 발생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서씨는 “아베 정권이 선거를 앞두고 경제적인 고려 때문에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크루즈선도 도쿄올림픽을 의식하면서 어떻게든 환자 수를 축소해보겠다고 꼼수까지 쓰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