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호텔롯데 상장을 앞두고 위험요소를 미리 제거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텔롯데는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 회장을 비롯한 대표이사 4명을 교체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시했다. 신 회장과 송용덕 부회장, 김정환, 박동기, 이갑 5인 대표체제에서 이봉철, 김현식, 최홍훈, 이갑 대표체제로 변경됐다. 이로써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직한 계열사는 롯데지주와 롯데제과, 롯데케미칼로 줄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전문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면서 “다만 그룹 오너로서 책임경영을 다하기 위해 미등기임원 선임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호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위험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대표직을 내려놨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 회장은 2015년 9월부터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맡아왔는데, 롯데지주 중심의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려면 호텔롯데 상장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신 회장은 지난해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으면서 법적 부담을 안게 됐다. IPO 심사과정에서 경영진의 도덕성도 중요한 요소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