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생필품 대란이 이어지는 홍콩에서 ‘마트 휴지 도둑’이 등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몽콕 지역 슈퍼마켓에서 복면을 쓴 남성 3명이 17일 오전 6시쯤 화장지를 운반하던 직원을 위협해 두루마리 화장지 600개를 훔쳐 달아났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들이 훔친 물건에는 파스타, 쌀, 손 소독제도 포함돼 있었다. 일부 남성은 칼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도들이 훔친 화장지 600개의 가격은 약 1000 홍콩 달러(약 15만원) 어치였다. 경찰은 몽콕 내 한 호텔에서 도난 당한 화장지 일부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2명은 범행 직후 붙잡혔으나 나머지 1명은 수배 중이다. 홍콩 경찰 관계자는 “도둑맞은 물건이 비록 화장지지만, 계획범죄이기 때문에 엄중하게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콩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마스크, 화장지, 손 세정제, 물티슈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 화장지 제조업체들이 설 이후 공장을 가동하지 않아 화장지 구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소문에 이런 현상이 심해졌다. 이에 각 상점들은 고객 한 명당 화장지를 2묶음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조치도 취했다.
질리 웡 홍콩 소비자위원회 위원장은 이런 현상에 “최근 돌고 있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화장지를 비축하는 것은 곰팡이 등 문제로 위험하고, 비축하지 않아도 충분한 재고가 있다”고 강조했다.
19일까지 홍콩 코로나19 확진자는 62명, 이 가운데 2명은 사망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