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소아·청소년 감염률 낮고 ‘중증 진행’ 드물어

입력 2020-02-19 18:52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9일 11세 어린이가 국내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고 밝혔다. 32번째 확진자로 20번째 확진자의 딸이며 15번째 확진자의 조카다.

이 어린이는 지난 2월 2일부터 집에서 자가격리 중 증상이 나타나 18일 검사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돼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소아감염학회(회장 김종현)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이사장 은백린)는 “국내에서 첫 어린이 청소년 환자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부모 등 많은 보호자들이 근심이 클 것”이라며 이날 소아 청소년에서의 코로나19의 발생 현황과 임상 양상, 예방수칙을 발표했다.

학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독일, 일본, 싱가포르, 프랑스, 베트남 등에서 적은 수의 소아청소년 감염자 발생이 보고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고로는 전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에서의 코로나19 발생 빈도는 성인에 비해 낮다.

현시점에서 가장 많은 환자 수를 분석한 중국의 한 논문은 지난 11일까지 중국에서 확진된 4만4000여명의 코로나19 환자들 중 0~9세는 0.9%, 10~19세는 1.2%를 차지한다고 보고했다.
또 임상 경과가 알려진 환자 중 폐렴 발생자와 중증 환자의 비율도 성인에 비해 의미있게 적었고 해당 논문에서 0~9세 소아의 사망은 없었다.

학회는 “코로나19는 신종 감염병으로 앞으로 더 많은 자료가 모일 때까지 밝혀져야 할 것이 많다”면서 “아직까지는 소아청소년 연령에서의 발생률이 성인에 비해 더 낮았다는 점과, 중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소아 청소년은 코로나19의 임상 양상이 심하지 않고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계절적으로 유행하는 다른 병원체들(특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마이코플라스마 병원체)에 의한 상기도염과 폐렴이 소아 청소년에서 유행하고 있으므로, 현 상황에서 소아 청소년들이 호흡기 증상을 호소한다면 평소 유행하는 병원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더 크며, 코로나19에 의한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아울러 “학계와 정부는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에 대해 국내외 상황 추이를 지속적으로 살피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소아청소년 환자 발생시 면밀하고 집중적인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의료진 판단을 믿고 대응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과도한 불안을 자제하고 국내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하고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손씻기, 기침예절, 많은 사람 있는 곳 방문 최소화 등 개인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헸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