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트윗에 美법무장관 ‘사임 고심’ 논란… 트럼프는 트윗 계속

입력 2020-02-19 18:08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법무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법무부 사건 개입으로 장관직 사퇴 의사까지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법무부는 사임설을 ‘루머’라며 일축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되는 법무부 사건 개입으로 민주당을 중심으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은 18일(현지시간)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최근 측근들에게 사임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귀기울이지 않은 것이 사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바 장관은 지난 13일 미 ABC와의 인터뷰에서 “법무부 형사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트윗을 멈춰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끊임없이 배경 논평으로 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바 장관이 언급한 ‘법무부 형사사건’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참모로 활동한 로저 스톤의 재판에 관한 것이다. 스톤은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결탁했다는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조사과정에서 위증, 조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스톤에게 검찰이 7~9년을 구형하자 “매우 끔찍하고 불공평하다”는 트윗을 썼다. 이후 법무부가 법원에 구형량을 낮춰달라는 서류를 보내며 개입했다. 이에 해당 사건의 담당 검사 4명이 모두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법무부가 사법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바 장관 사임설이 나오자 바 장관의 대변인은 사임설을 일축했다. 케리 쿠퍽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사임설이 루머라며 “법무장관은 사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WP도 후임자를 물색하기 어려운 만큼 트럼프 정부가 바 장관을 바꿀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법무부 개입 논란과 관련해 “나는 최고 법집행 당국자(the chief law enforcement officer)”이라고 말하며 정당화했다. 그는 바 장관의 트윗 관련 비판에 대해 “그는 매우 진실한 사람이다. 내가 그의 업무를 보다 힘들게 하긴 했다”며 동의하면서도 “나는 (법무부 현안에)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완전히 개입이 허용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트위터 활동에 대해서도 “소셜미디어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면 언론은 내게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계속해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