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열발전 시추기 외국 업체에 매각…포항시 매각 보류 요청

입력 2020-02-19 18:04
포항지열발전소 전경.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경북 포항지진을 촉발한 포항지열발전 시추기가 외국업체에 팔렸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이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업체에 포항지열발전 시추기 일체를 160만 달러에 매각했다.

본체 외 8종의 부속물로 구성된 포항지열발전 시추기 철거는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열발전시설 점유이전 및 철거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나 ‘시추기 철거에 따른 지진 위험이 없다’는 포항지열발전 부지 안전성 검토 TF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 1월 소송을 취하했다.

포항시는 지난해 9월 포항 지열발전 시설물 매각 중지 및 보존 요청 공문을 산업통상자원부와 신한캐피탈에 보낸 바 있다.

포항11.15촉발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도 지열발전 시설물이 진상조사를 위한 중요 증거보존물이라며 산자부와 신한캐피탈에 매각 보류를 요청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추기 등의 철거 및 반출에 대해 법률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다”면서도 “지진으로 피해와 아픔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철거를 보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포항지열발전소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주)넥스지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스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등이 참여하고 총 798억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2016년 6월 1차 설비가 완공돼 시험발전을 시작해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역에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 지열발전소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