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의 오차없이 발사 성공한 천리안2B호…한반도 대기·바다 24시간 관측

입력 2020-02-19 16:00
동아시아 지역의 미세먼지와 적조 관측 임무를 수행할 '천리안위성 2B호'(정지궤도 복합위성 2B호)가 1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아리안스페이스사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5, 4, 3, 2, 1, 란시(발사)!”

국내 기술로 개발한 환경 및 해양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2B호’가 19일 오전 7시18분(한국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르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성공률 98.6%를 자랑하는 아리안5ECA 발사체에 실린 천리안2B호는 예고됐던 시간과 한 치의 오차 없이 발사돼 우주로 날아갔다. 발사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안내음이 들리자 현장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이어 발사체가 솟구쳐 오르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발사 뒤 3분 정도가 지나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이 분리됐으며 약 25분 뒤 전이궤도에 진입했다. 전이궤도는 지구와 가깝게는 251㎞, 멀게는 3만5822㎞인 지점을 잇는 타원궤도다. 발사 약 31분 뒤에는 발사체에서 위성이 분리됐으며 이로부터 약 8분이 흐른 뒤 호주 야사라가 추적소와 첫 교신을 했다.

천리안2B호는 약 2주 뒤에는 한반도 상공인 동경 128.25도에 진입할 계획이다. 발사 약 3주 뒤부터 궤도상 운용시험에 들어간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해양탑재체는 10월부터, 환경탑재체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관측 임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리안2B호는 한반도와 주변 바다 및 대기를 24시간 관측하며 해양환경 변화와 대기오염물 농도 등을 10년간 집중 관측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 최초로 한 지역의 대기와 해양 환경 변화를 마치 동영상처럼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정지궤도위성을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환경관측센서인 젬스(GEMS)는 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포름알데히드, 오존 등 20개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를 하루 8번 관측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최근 큰 환경 문제로 꼽히는 미세먼지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물질이다.

한반도 상공을 잠깐씩 스쳐 지나가는 저궤도 위성과 달리,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2B호는 한반도 상공에 상시 위치하며 대기오염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최근 환경문제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월경성 오염물질 감시에도 활용될 수 있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현지 인터뷰에서 “위성이 보내는 대기·해양환경 정보는 국민이 편안히 호흡할 수 있게 하는데, 어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활용된다”면서 “우리 연구진의 헌신으로 얻은 천리안 2B호는 국민, 더 나아가 인류의 삶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나 쿠르우주센터=공동취재단,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