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환경부 장관, 산천어축제 폄훼 발언 사과

입력 2020-02-19 14:23

조명래(사진) 환경부 장관이 19일 화천산천어축제 폄훼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강원도는 조 장관이 이날 오전 9시58분쯤 최문순 강원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화천 주민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어 이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사과했다”고 밝혔다. 산천어축제 폄훼 논란이 불거진 지 13일 만이다.

조 장관은 또 “화천 등 지역경제를 깊이 있게 살피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강원도의 경제 상황이 안 좋은 것으로 알아 앞으로 지역 농·특산물 소비 운동에 환경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지사는 “화천 등 접경지역은 기후변화와 아프리카돼지열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기가 침체한 때 폄훼 발언은 적절치 않았다”며 “장관 뜻을 화천 등 지역사회에 잘 전달하겠으며, 앞으로 관계복원에 노력해 달라”고 답했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화천산천어축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의 향연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과연 이런 축제를 계속해야 하느냐는 얘기를 해당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원주청장에게도 했다”며 “생명체의 죽임을 보며 즐기는 축제에 대해 환경부가 어떻게 판단할지 생각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한 발언이었지만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화천군을 비롯해 강원도의회, 강원도시군번영회연합회가 조 장관을 규탄하는 성명을 연이어 발표했고, 소설가 이외수씨는 “조 장관이 난도질당한 화천군민의 알몸에 왕소금을 뿌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역 사회단체는 조 장관이 사과하지 않으면 상경 집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내놓은바 있다.

올해 화천 산천어축제는 지난달 27일 개막, 지난 16일 폐막했다. 이상기온에 많은 양의 비까지 내리면서 얼음이 녹아 축제가 두 차례 연기됐었다. 이후 지난달 27일 개막했지만, 얼음이 단단하게 얼지 않아 축제 기간 얼음낚시터를 운영하지 못했고, 아프리카돼지열병, 코로나19 등 각종 악재가 겹쳐 관광객이 급감했다. 이번 축제 누적 방문객은 42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방문객 184만명보다 142만명 부족한 수치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