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인도 현지 매체 인디아투데이에 따르면 ‘기생충’이 인도 영화 ‘민사라 칸나(Minsara Kanna)’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영화 제작자 PL 테니판은 “우리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기생충’이 훔쳐갔다”며 “첸나이에 있는 변호사와 이야기를 마쳤고 국제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99년 개봉된 ‘민사라 칸나’는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신분을 감추고 연인의 집에서 경호원으로 일하는 남성의 이야기다.
이들의 표절 주장에 대해 인디아투데이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집에서 일한다는 설정은 비슷하지만 영화 ‘민사라 칸나’는 남녀의 사랑을 다룬 영화일 뿐”이라며 “반면 ‘기생충’은 부유한 집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노동자 계급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등장인물의 동기는 완전히 다르다”고 꼬집었다.
인도 영화 평론 사이트 필름 컴페니언 역시 “두 영화는 매우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며 “기생충’은 보편적인 계급 투쟁의 이야기를 담았고 ‘민사라 칸나’는 시대의 산물인 가부장적 가치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생충’은 지하실에 사는 김씨(송강호) 가족이 허위 신분을 이용해 대저택에 들어가는 이야기”라며 “‘만사라 칸나’는 한 남자가 결혼을 승낙받기 위해 부유한 여성의 집에 들어가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페미니스트 원칙에서 벗어나 여성에게 적합한 것은 남성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이 ‘민사라 칸나’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영감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민사라 칸나’의 프로듀서는 봉 감독이 지저분한 것을 정리해준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현지 영화 평론 사이트 ‘더퀸트’도 두 영화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더퀸트’는 트위터에 두 영화를 비교한 누리꾼의 반응을 올리며 “두 영화는 완전히 다르다. ‘민사라 칸나’는 부유한 남자가 여성 사업가 집에 들어가 사랑을 이룬 이야기다. 영화는 평균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 인도 평론가 역시 SNS를 통해 “가족이 다른 가족의 집에 위장해 들어가는 것은 스토리가 아니라 이야기의 트로프”라며 표절 의혹은 말이 안 되는 주장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기생충’의 배급·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어제 기사를 보고 해당 사안을 인지했다”며 “인도 제작사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