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홀로 시진핑 변호 “中국민 사랑하는 사람”

입력 2020-02-19 11:38 수정 2020-02-19 16: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위기에 몰린 시진핑 국가주석을 두둔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떠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시 주석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코로나19 대응에 여전히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시 주석의 초기 대응 실패로 중국 전역으로 코로나19가 번져나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과 결이 다른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기자의 질문에도 “나는 시 주석이 중국 국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안다. 그는 그의 국가를 사랑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우 매우 힘든 상황에서 아주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행정부가 중국 당국의 투명성 결여 등을 지적하며 대(對) 중국 압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나 홀로 시 주석 띄우기’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 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7일에도 시 주석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중국은 아주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단기간 내에 병원들을 건설하는 것을 봤다”며 “나는 시 주석이 매우 전문가답게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진짜로 이번 일을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 가도에 코로나19 여파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시 주석 변호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가 미·중 무역협상에 악영향을 미치고, 국제 금융시장을 교란시킬 경우 자신의 재선 여부를 좌우할 미국 경제가 혼란에 빠질 수 있어 절제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는 시 주석이 중국 정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변덕으로 중국이 미국과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반복해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